지난 삶의 반추

by Karajan

10대는 누구나 겪는 학창생활을 보냈다. 초등학생 시절 어린 나이에 나 홀로 전주로 유학을 와서 겪었던 가슴 아픈 경험은 나의 10대를 반추할 때 빼놓을 수가 없는 쓰라린 상처이지만 그것도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그저 내 삶의 한 조각이었을 뿐이다.


20대는 중반까지 그리 힘든 게 없었다. 대학생활은 매일매일 해피했으니까. 물론 군 시절의 거대한 악몽은 지금 생각해도 지긋지긋한 기억들로 점철되어 있다. 참, 파병도 다녀왔으니 나름 화려했던(?) 순간들도 있었다. 맞다. 제대로 된 나의 첫 연애는 20대 후반에야 시작됐다. 전주에서 서울을 오고 갔던 딱 1년 간의 만남이다. 세 번에 걸친 나의 장거리 연애사의 첫 페이지이기도 했다.

30대는 힘든 걸 넘어서 너무 파란만장했다. 다시는 30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니까. 오래 하던 일을 모두 그만두고 서울로 떠났고 5년 여의 고달픈 서울생활을 했다. 내 인생에 정말 많은 상처와 고통을 남겼던 시간들이었다. 서울, 대구를 오가는 또 한 번의 장거리 연애가 장기간 있었고 그녀 덕분에 핀란드와 러시아를 다녀올 수 있었던 잊을 수 없는 추억들도 남아있다.

40대가 되니 30대보다 더 힘든데 그래도 그간 살아온 세월이 있어서 그런지 그냥 버티고 있다. 30대에 모든 게 다 끝났을 거라고 생각했던 또 다른 큰 타격이 나를 강타하기도 했다. 이 위기는 20대부터 지금까지 곁에 있어준 소중한 친구 덕분에 여전히 목숨줄을 꽉 부여잡고 살고 있다. 또한 전주와 부산을 오가는 또 한 번의 장거리 연애가 있었고, 덕분에 부산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도시가 됐다. 40대도 벌써 후반에 이르렀다. 이 모든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삶은 시작과 끝이 공존한다. 언제나 모든 건 이별을 향해 힘껏 나아간다. 종말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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