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만약에 우리 (2025)
감독/김도영
배우/ 구교환(은호 역), 문가영(정원 역)
가장 초라했던 그때, 그러나 가장 눈부셨던 그 시절의 사랑
정원이 편지를 읽으며 홀로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이 지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면 임현정의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이 흐른다. 영화는 끝났지만 영화가 안긴 마음을 촉촉이 적시는 가슴 아픈 여운으로 자리를 떠날 수가 없었다. 누구나 과거의 사랑에 대한 기억은 잠시 나를 멈추고 생각에 잠기게 한다.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추억이기도 하지만, 애틋한 먹먹함에 가슴을 치는 아픈 기억 속에서 깊은 회한이 밀려오기도 한다.
행복했던 시간, 가슴이 아팠던 순간들은 어느새 옅어져 저 먼 기억 속에 아스라이 사라졌지만, 영화 <만약에 우리>는 다시 그날의 소중했던 옛사랑을 떠올리게 만들어 그 아픈 마음을 살포시 어루만진다. 사랑은 뜨겁고 기쁨에 넘치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서로에게 날카로운 상처를 낸다. 현실에 부딪히고, 순간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뜻밖의 난관을 만나 우리는 이별을 한다.
수많은 시간들이 지나고 우리는 생각한다. '만약에 우리, 그때 그 순간에 그랬더라면, 우린 지금도 서로 사랑하고 있을까?' 10년이 지나 우연히 정원과 재회한 은호는 오랜동안 가슴속 깊이 남겨둔 말을 꺼낸다. 그러나 지나간 시간은 서로의 삶을 모두 바꿔놓았고 이젠 돌이킬 수 없는 현실에 와 있기에 이젠 더 이상 의미 없는 물음인 것이다. 그때 그랬더라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을 거야, 그건 그때 그 순간의 선택이었고, 우린 그저 서로에게 잊어지지 않는 추억일 뿐이야.
영화관을 나와 집으로 걸어오면서 나도 물어보고 싶었다.
만약에 우리...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