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가 던진 파문

by Karajan

2025년 올해의 마지막 날, 대박사건이 발생했다.


조용히,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갈 것만 같았던 오늘이란 연못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커다란 파문이 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도대체 왜 날 찾아왔는지 심히 의문이지만, 어쨌든 그녀는 나에게 도수치료를 받으러 왔고, 평소처럼 그저 소소한 이야기, 그동안의 안부를 마치 농담처럼 나누고 갔다. 퇴근 후 같이 저녁을 먹자는 제안에, 난 선약이 있으니 다음에 오면 그때 식사를 하자고 했고, 우린 일단 그렇게 헤어졌다.


지금도 가슴속에 남는 의문점은, 도수치료는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받을 수 있는데 왜 굳이 내게 왔으며, 오랜만의 재회 첫 대면에 그녀가 지은 그 차가운 표정은 무슨 의미였는지, 그 이후 그 어떤 설명도, 해명도 없이 자연스레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은 또 무엇이었는지 당최 명확하게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미 관계의 단절까지 했던 마당에, 왜, 그것도 올해의 마지막 날에 날 찾아온 걸까. 식사를 같이 하자고 했으니 뭔가 얘기를 하려고 찾아온 것일 수도 있겠지.


다시 시작하자고? 오해가 있었다고? 그런 말 하려고 했을까? 그렇게 차갑게 관계를 끊더니 지나간 일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날 대면하는 모습에 마음이 복잡해진다.


우선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아야겠다. 무뎌졌던 내 마음에 던진 짱돌 하나가 미치는 충격이 제법 크다. 그 큰 파문은 울렁울렁 파동을 멈추지 않는다. 미세한 떨림과 해소되지 않는 의문점, 복잡해진 마음, 그리고 나를 노려봤던 그 눈빛 하나까지 전부 소름 돋고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다.


어쩔 수가 없으니 오늘이란 기억 속에 그저 묻어두는 수밖에. 그리고 나중에 다시 꺼내보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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