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ㅣ헨델 프로젝트

by Karajan

#오늘의 선곡


G. F. Handel

Suite No.2 HWV.427

Suite No.8 HWV.433

Suite No.5 HWV.430

Sarabande HWV.440/3

Minuet (arr. Wilhelm Kempff)


J. Brahms

Handel Variations Op.24


Piano/ Seong-Jin Cho


#SeongJinCho #Handel #Brahms #조성진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바로크 앨범이 발매되었다. 그만의 단정하고 깔끔한 터치감이라면 충분히 어울리는 조합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번 녹음에서 페달 사용을 극도로 자제했다고 한다. '작곡된 당시의 소리와 울림에 최대한 부합하는 효과를 담기 위해서'라고 한다. 보다 청아하고 중후한 울림을 위해 페달링을 활용하고픈 강한 욕구가 있었을 텐데 이를 억누르고 그만의 색채감이 가득한 단아하고 깨끗한 또 하나의 명연을 탄생시켰다는 사실에 나의 마음속 진심을 담아 깊은 찬사를 보낸다.


그의 타건 속엔 중용과 순수, 농염, 그리고 온화와 냉정이 혼재되어 있다. 분명 이것은 수 십 년을 무르익은 대가의 연주에서나 경험할 수 있을 법한 음악일 것이다. 바로크 시대의 단선율을 해석하는 연주자는 테크닉이 아닌 선율 그 자체가 지닌 직설적 화법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고 더불어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조성진의 연주에는 그 어떤 불편함도, 공격성도 발견할 수 없다. 그의 따스한 음악 속에 비치는 성실함과 친절함이 우리들을 미소 짓게 할 뿐이다.


그는 헨델의 작품에서 보여준 시대적인 음향을 <브람스 헨델 주제에 의한 변주곡>에서 완전히 탈피하여 응축된 그만의 내재된 욕구를 더할 나위 없이 강력한 공격력으로 폭발시킨다. 브람스가 불어넣은 헨델의 새로운 생명력이 그의 손끝에서 비로소 가장 밝은 빛을 뿜어내는 듯하다. 그만의 독보적인 피아니즘은 이 음원으로 인해 그 어떤 시대의 흐름도 최선의 아름다움으로 재탄생할 수 있음을 오롯이 보여준다. 그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꼭 해야 할 의무는, 그를 그저 찬양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따스한 눈길로 그의 삶을 변함없이 지켜봐 주는 것이다. 아마도 조성진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지금처럼 우리들 곁에 오래 머물러 줄 것이다. 우리는 그의 음악에 말없이 손을 잡아주면 된다. 분명 그도 간절히 바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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