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디오 아바도ㅣ말러 교향곡 6번

by Karajan

#오늘의선곡


G. Mahler

Symphony No.6 "Tragic"

Ruckert-Lieder


Contralto/ Hanna Schwarz


Claudio Abbado - Chicago Symphony Orchestra


#HannaSchwarz #Mah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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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디오 아바도,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말러 교향곡 6번>은 그가 베를린필, 루체른페스티벌과 녹음한 연주와 사뭇 다른 해석 방향을 엿볼 수 있다. 물론 이들의 음반은 1979년 레코딩으로 훗날 남긴 음원과 20년 이상 세월의 흐름이 지난 탓에 많은 부분 변화가 있을 것이다. 우선 시카고심포니의 직설적이고 와일드한 음색은 미국 오케스트라 특유의 질감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들이 남긴 불세출의 명반, <말러 교향곡 2번> 역시 그러하다.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스케르초"가 2악장에 배치된 사실이다. 이는 말러리안 사이에서도 늘 논쟁의 대상이 되는 사안이지만 언제나 이 곡을 듣다 보면 작품 흐름상 자연스러운 전개는 2악장에 "스케르초"가 위치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인정하게 된다. 시카고심포니의 앙상블은 언제나 그렇듯 선이 굻고 명확하다. 말러처럼 투박하게 미소짓는 모습도 대단히 매력적이다. 이 곡이 마치 그들에게 딱 맞는 옷처럼 느껴지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연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은 그런 묵직함 속에서도 베를린필 실황 음원에 담긴 유려함과 명쾌하고 세련된 사운드에 비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간의 흐름과 가치관의 변화는 당연한 것이고 연주 단체의 특징이 다른 탓에 오는 차이이기에 오히려 이런 변화된 요소는 흥미로운 대상이 될 것이다. 3악장 "안단테"는 장엄하고 풍성한 음향 폭풍이 압도적 감동을 선사한다. 목관과 저음 현의 마지막 여운도 매우 인상적이다. 이어지는 4악장 "피날레"는 시카고심포니의 음향적인 장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거칠면서 다이내믹한 그들의 움직임은 충격량이 큰 압박감을 안기며 무게감이 어깨를 짓누르는 느낌을 준다. 당시 아바도 음원들이 늘 그렇듯이 노골적으로 어둡지만 명징한 음색과 기능적인 앙상블로 광명을 찾고야 마는 놀라운 기개가 느껴진다. 후반부의 광활한 공간감은 실로 아바도답다. 베를린필 시절 그가 보여준 음악적 혜안은 이 시기에 쌓아온 그런 압도적인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해머는 투박하게 부서진다. 극약 처방처럼 회심의 한방을 날리기 보다는 그저 음악 속에 자연스레 융화되는 느낌이다. 마지막을 향해 나아가는 고된 여정 속에서도 무표정 속에 묵직한 미소가 비친다. 목관과 현악군이 서로가 얽히고설키는 과정에서도 금관과 타악은 끝내 장대하게 길을 터준다. 코다의 타격은 흩날림 없이 모든 선율이 명확하다. 맺고 끊음이 확고한 모든 인생 속 비극의 명징한 종결이다.


콘트랄도 한나 슈바르츠의 <말러 뤼케르트 가곡> 연주는 감성적인 해석이라기 보다는 <교향곡 6번>처럼 대단히 무표정한 노래를 들려준다. 그런 무심함이 오히려 곡에 몰입되는 촉진제가 되어주는 아이러니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아바도와 시카고심포니의 반주는 그와는 다르게 무척 섬세하고 고혹적이다. 이토록 표정 변화가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도 흥미롭다. 한나 슈바르츠의 깊은 목소리는 울림과 여운이 진하다. 다만 맑고 섬세한 감성 표현보다는 묵직한 담담함으로 승부한다. 이들의 녹음은 일반적 순서와 다르게 배치되어 있고 특히 "한밤 중에"가 마지막으로 녹음되어 있는데 선율의 흐름상 설득력이 꽤 강하다. 두 작품 모두 첫 인상보다는 이후 만남에 더 깊은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주 보아야, 가까이 보아야 예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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