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바로크 시대 작곡가인 장-밥티스트 륄리, 마랭 마레, 게오르크 무파트, 미셀 랑베르, 장-필립 라모 등의 작품으로 꾸며진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의 오늘 전주공연 프로그램은 시대 음악 연주회를 거의 접할 수 없는 지방 음악애호가들에게는 더없이 귀한 무대였다. 오늘도 거센 폭우가 내렸던 탓에 공연장을 찾은 관객은 불과 스무 명 남짓이었지만 어렵게 이곳까지 달려온 사람들의 문화적 갈증과 간절함은 훌륭한 관객 매너로 이어졌고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의 깊고 정성스러운 연주까지 더해져 흐뭇하고 소중한 순간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었다.
백승록 악장의 다정스러운 작품 설명이 곁들여져 생소한 프랑스 바로크 예술의 향연을 더욱 깊게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륄리, 마레, 무파트로 구성된 1부 순서에서 다양한 형태의 합주를 경험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마랭 마레 두 대의 비올라 다 감바와 챔발로를 위한 모음곡 중 "샤콘느">는 처음 보는 생소한 합주 형태로 흥미로웠다. 2부에서는 랑베르, 륄리, 라모의 기악곡, 오페라 및 성악 작품들로 구성되어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 단원 소프라노 임소정의 협연 무대까지 이어지며 바로크 시대 오페라의 아름다움을 한껏 만끽할 수 있었다.
안타까웠던 점은, 궂은 날씨 탓에 이토록 훌륭한 공연을 더 많은 관객들과 함께 하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공연장 자체의 극도로 건조한 홀사운드는 이들의 연주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오늘처럼 습도가 높은 날, 텁텁하고 갈라지는 극악의 홀톤은 관객들 뿐만 아니라, 연주자들에게도 대단히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고 따스한 연주로 관객들 모두를 위해 헌신적인 앙상블을 선사해 준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과 아름다운 목소리로 정갈한 노래를 불러주었던 소프라노 임소정 씨 모두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했던 고음악의 찬란한 향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