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우리는 꼰대가 되어간다

by Karajan

맑은 눈의 광인, 맑눈광


MZ세대의 MZ는 "미친"의 약자라며 그들의 변태적 기행, 예의 없음을 성토하는 동종업계 지인의 하소연은 그러나 사뭇 건조하고 담담했다. 새벽 2시를 넘어선 시각, 그는 술기운을 빌어 그들에게 울분과 증오를 날리기에 여념이 없다. 우리는 그들을 참고 견뎌야 하는 세대라는 것이다.


맑눈광, 순수한 눈빛에 이글이글 타오르는 광기를 지닌 소위 1, 20대 젊은이들은, 우리가 그 나이 때 느꼈던 세대 간 갈등을 똑같이 재현하고 있다. 사실 조금도 이상할 게 없는 현상이나 과거와 달리, 사회에 동화되려는 노력을 안 하려는 듯 보이는 건 아쉽고 서글프다.


그렇게 우린 꼰대가 되어간다.


언제나 기성세대는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한다. 우리 그 시절엔 이러지 않았어.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이 망조다. 어찌 이런 막장까지 왔는가. 이건 말세다.


모든 이가 중년이 되면 결국 꼰대가 될 수밖에 없는 건지, 미성숙한 인간과 오래 살아온 인간 사이의 결코 해결될 수 없는 자연스러운 악순환인 건지, 아니면 인간 사회는 원래 주는 만큼 n배로 되돌려 받는 것이 진리이기 때문인 건지 알 수 없다.


나이를 불문하고 억울하고 힘들다는 이유로 무차별적인 묻지 마 폭행과 흉기를 휘두르는 사회, 자기의 아이들만 소중해 교사를 협박하고 괴롭히는 악질 학부모, 그것도 모자라 자살한 교사의 빈소를 찾아가 죽음까지 확인하는 희대의 악마들에게 소름 돋는 경악을 금하기 어렵다.


맑눈광의 MZ 세대나, 그들처럼 성숙된 인간성을 갖추지 못한 그 이전 세대나, 오랜 세월을 살아왔어도 쓰레기로 살아가는 이들 모두 전혀 다를 바 없다. 어느 특정 세대를 막론하고 모두가 미쳐가는 사회이다. 남아 있는 이성을 붙잡아 살아가기엔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다.


각자도생은 이제 모두에게 필수이자 의무가 됐다. 나를 지켜내기 위한 발악일 수도, 어차피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생존방식인 것이다.


결국 살아남는 자가, 존버하는 자가 승리하는 시대이다.

죽지 않고 살아야만 한다. 목숨을 지켜내고 버텨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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