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한 송이가 담벼락에 피었다.
회색빛 담벼락에 초록과 붉은색이 어울리니 거무칙칙한 벽이 살아난다.
꽃이 혼자 피어 아름답다는 것은 우리의 착각이다.
그럴만하지 않은, 답지 않은 환경에서 피어날 때
그 아름다움이 살아나는 것이다.
백만 송이 꽃밭의 하나인 네 아름다움은
그저 그 백만 송이 중 눈에 띄지 않는 하나일 뿐이다.
연꽃이 탁한 물덤벙에서 그 맑음을 피어내듯이
정녕, 아름답게 살고자 하면
네 삶의 주변을 돌아볼 일이다.
그곳에 네 아름다움과 어울리지 않는 아웅다웅, 질퍽 난장의 그들이 있다면
네 아름다움이 더욱 돋보일 터, 그래서
더욱 조심할 일이다. 너 하나가 돋보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