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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강훈 Sep 15. 2022

빛나는 숨은 고수들의 가치

엊그제 경기도 광주 경안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에서 시작된 경안 마을 투어 기획 및 해설사 양성과정 첫째 날 김이동 전직 교장선생님의 '천년 고장 너른 고을 광주' 이야기가 화제다.

보통 교사로 평생을 그리고 교장 선생님을 끝으로 문화원의 일들을 퇴직 후 하는 분이라면 강의가 학자적 풍으로 고리타분할 거라고 예측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선생님의 강의는 깊은 식견과 다양한 현직 경험, 그리고 전달 능력의 탁월함으로 시간 내내 학습생인 주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그만큼 선생님의 깊은 역사적 지식과 교사생활로 광주 전역을 누비고 다녔던 경험, 그런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학생과 시민들에게 전달하려는 노력과 표현력이 어우러져 수업에 참여한 주민들 눈높이 수업이 빚은 감동의 시간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전국에는 이런 중소도시들에 숨어있는 빛나는 보석들이 많고도 많다. 평소에 전면에 나서서 설치는 유력 강사들이 주로 대학교 교수라는 직함과 박사라는 스펙으로 유명세를 타지만 실제 그 강의가 주는 여운에 감동이 깃들기는 쉽지 않다. 못한다는 뜻이 아니라 감동에 이르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대부분 지식과 언변으로 장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삶의 내공이 깊은 숨어있는 고수들에게는 지식과 언변에다 깊은 철학과 생활의 호흡이 포함되어 있어 친근하면서도 따뜻하고 가까우면서도 저 높은 우주의 기운이 가미된 자연의 흐름 같은 느낌이 전달돼, 우리는 특별한 감동이 아니라 너무도 편한 스치는 바람 같은 감동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런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주민들은 행복하다. 행복한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강사 또한 행복하다. 서로가 같은 행복을 느끼는 이 순간이 진정한 상호 학습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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