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놈은 따로 있다

by 변강훈

선진 복지 구현에 형편없는 정책으로 대한민국이 버틴 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지탱해온 복지정책을 책임진 수많은 공무원이나 교수나 전문가 그리고 복지재단의 임원 때문이 아니라, 열악한 조건에서 목숨 걸고 자신들의 복지는 내팽게친 채 뒷받침을 해온 복지계의 일꾼, 즉 활동가들이다.

경제를 살리자고 아무리 떠들어도 그 혜택을 가져간 것은 대다수 시민도, 구멍가게도, 중소기업도, 대기업의 종업원도 아닌 소수의 대기업의 임원과 오너, 정책 입안 공무원, 전문가와 교수, 그리고 언저리에서 기생하는 언론이나 사법, 종교인들이다.


헌법과 법률이 사문화되면서 선진사회, 건강한 사회, 도덕 사회, 공정사회를 부르짖는 수많은 운동과 캠페인, 지원과 협력체계는 후지고 병들고 무지하고 편협하다고 여기는 대다수 국민을 상대로 펼쳐지고 재정 또한 투입된다고 한다. 그러나 소수의 삼권 엘리트와 고급 관료, 대기업 임원, 교육, 종교, 심지어 군의 상층부에 이르기까지 상층부 소수의 범죄, 즉 부패, 무능력, 추잡하고 엽기적인 타락, 만성적인 반민족 반국가관, 탐욕, 사기, 배임, 자기류끼리의 협잡에 이르면 놀라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다.


그리곤 이렇게 말한다. 국가의 수준은 국민의 수준이다. 이런 국가를 위해 우리가 한 몸 희생해 일해 볼 테니 '도와주세요.'저희가 책임질 테니 '가만히 계세요.' 문제는 저 좌파에 있습니다. '종북만 없으면 통일은 대박입니다.' 국가는 여러분을 위해 모든 걸 걸었습니다. '민영화가 살 길입니다.'


한술 더 떠 새정치를 구현한다며 온갖 협잡을 일삼은 야당마저 침도 안 바르고 '이제 저희가 책임지겠습니다.' 하더니 오일장 끝나자 짐 싸서 다음 장으로 이동한다. 그러면서 지난번 장날 돈 못 번 아비 대신 이번엔 어미가 대신하겠다고 한다. 둘은 여전히 밤엔 베겟송사를 할 테지만.


자 그런데 그 구석에서 청년도 아니고, 스펙도 없고, 백도 없고, 자본도 없고, 의지가지도 없는 대다수 비정규 소모성 막일 세대와 그 일자리마저 없어 거리의 폐자재를 주워 힘들게 끌고 가는 이들, 자포자기성 상습 알코올과 100원짜리 고스톱에 시간을 때우는 마을의 수많은 소위 주민들이, 무기력을 떨치고 서로 함께 힘내 보자고 하는데 그 누가 그들에게 침을 뱉으려 하는가.


그런 현장에서 마을활동가, 협동 활동가를 빗대 '운동을 하는 좌파가 돈을 번다'라고 하는데, 좌판 좀 벌여 벌어 나누었다고 좌파라 매도하는 것, 그런 칼럼 원고료에 비하면 새발의 피 정도 수준의 활동비나 사업 수익을 돈 번다고 제목으로 뽑기엔 과하다.


세금이 소수의 이런 활동가를 먹여 살린다는 논리, 즉, 급식이나 각종 지원사업으로 투입되어 이들의 수입원이 된다는 논리도 빈약하다. 그래서 금융계가 온갖 사고, 횡령, 사기를 쳐 재정이 흔들리면 국가 세금으로 살려놓고 다시 금융계 인사들은 성과급으로 빼먹는 이런 현상은 무한 정당하단 얘기를 하는 건가?


아무튼 세금은 잘 써야 한다. 세금과 관련지어 한 푼이라도 받은 대한민국 모든 국민은 새겨들을지어다. 세금은 국민의 피다. 흡혈귀가 되지 않으려거든 바로 쓰고 바로 살자. 이런 의도의 지적이라면 달게 받자. 그러나, 빨대 꽂고 빨아대는 흡혈귀들과 그 언저리 거머리들이 더욱 새겨들어야 할 지적이지, 결코 각 분야의 활동가들이 아니니 마음에 새기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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