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

by 변강훈

오고 감에 자유롭고

채우고 비움에 무던하며

잡고 놓음에 연연치 않으면


모든 결과가 내 탓이고

모든 성과가 나와 무관타


그러니 한 수저에 배부르고

한 잔 술에 즐겁고

짧은 인연에 행복하구나.


꽃 피고 지고, 새 울고 나는 모습에서

세상 이치 온전히 느끼게 되니

자연과 삶이 하나로구나.


살아있음을 기쁨으로 아는 것과

죽음 또한 만족으로 볼 수 있음은

이미 소박한 자연의 법칙 이건만,

이제야 알게 된 것만으로도 행운이로다.


이 작은 깨우침조차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 같으나,

비록 허접한 삶이라도

내가 누리고 보니

이제야 한마디 하는 바, 더 이상 미련이 없다.


잘 살았다.

잘 죽겠다.


인생은 갑자기 사라질 구름과 같아

서둘러 마지막 인사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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