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처럼만 살아도

by 변강훈

어딘가 자그마한 틈만 보여도

뿌리를 내리는 풀만큼이라도

살아내겠다는 용기를 가지면


이 짐승들이 설쳐대는 세상과 나라에서도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


나의 뿌리내림이 용기였다면

다른 뿌림내림은 처절함일 수 있다고

잊지않고 기억하며 챙겨주는

저 풀들이 아름답다.


풀들만큼이라도 해봐라

사람이라고 함부로 내뱉지 마라

사람처럼 산다는 일이 얼마나 버거운지

알지도 못하는 짐승들이여.


자기 자리에서

남의 자리를 넘보지 않는 풀들이

고귀하다.


비오는 역 플랫폼 바닥에서

그의 가르침에

내 갈길이 더욱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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