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인해 여기저기서 재난이 있었던 며칠, 수해보다 잔인한 인간들의 어처구니가 더 울화를 돋궜다.
그런 와중에도 애틋하고 두터운 인정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과 동지들이 있어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빗속을 뚫고 네 시간에 걸쳐 버스로 도착한 삼척에서, 함께 먹을 간식을 챙겨 다시 콜택시로 들어간 마을에선 주민들이 기쁘게 맞아주시고 함께 꾸려갈 학습과정보다는 인간적인 만남의 중요성에 굳은 악수를 할 수 있었다.
늦은 밤의 일정을 마치고 삼척으로 돌아와 아침을 챙기는 마음을 받기만 하고 숨을 고른 뒤 이제 다시 사무실로 나가 후발로 오는 식구와 점심을 먹고 준비물과 주민들 저녁 간식을 준비해 마을로 들어갈 예정이다.
일에는 일이 중요한 듯하나 실제 접해보면 사람이 중요하다. 일정상 학습과정이 잡혔다고 해서 당일 나타나 학습을 하면 효과가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더라. 인간적인 교감이 우선이고 그 속에서 싹튼 동지애가 우선이다.
이 과정을 왜 하는가에 대한 교감이 우선이다. 함께하는 이들 서로의 마음속에 상호 신뢰가 싹터야 한다. 이런 신뢰 없이 학습하는 것은 바위에 계란 치기요 앙꼬 없는 찐빵 먹기다. 목메어 버틸 수가 없는 이런 시간으로는 아무런 진전이 없다.
어제는 사전에 마음 빗장을 연 주민들과의 첫 번째 학습이었다. 옛 학교를 고쳐 식당과 카페, 캠핑장 운영이 목표라면 우선은 주민들의 동기부여가 우선이고, 그 동기부여의 발단은 주민들이 먼저 즐기는 시간이 필요하다.
혹시나 놀고먹는 건 학습이 아니랄까 봐 왜 이럴까라는 토크쑈를 병행했다. 우리는 마을에 주민들 공간이 생기는 걸 기대했고, 이런 공간이 생기면 이렇게 쓰고 싶었답니다라는 공간가치를 얘기하는 거다. 바로, 이 물음과 대답을 주민 스스로 해야 시작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