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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rao Kim Apr 10. 2024

[OST극장] 흑사회 - 云宮音

'권력'이라는 긴장감

두기봉 감독의 2005년 개봉작 <흑사회>는 갱스터 누아르의 장르를 빌려 '권력'에 대해 고찰한다. 즉, 조직폭력배를 통해 권력을 대하는 인간의 추억한 본능을 다뤘다. 나아가 그 권력 앞에 민주주의가 얼마나 보잘것없어지는지를 보여준다. 어두운 뒷 세계를 뜻하는 원제와 더불어 영어명이 'Election'인 이유기도 하다. (오늘 국회의원 총선 투표날이라 굳이 이 영화를 선택한 건...맞다ㅎ)


영화에 등장하는 삼합회는 '투표'를 통해 우두머리를 뽑는다. 민주적이고 합리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별 의미 없는, 아니 의미는 있지만 가치는 없는 전통이자 하나의 명분일 뿐. 결국 제일 강한 놈이, 제일 비정한 놈이 권력의 달콤함을 맛보게 된다.


어디에나 잘난 놈은 있고, 그만큼 잘난 또 다른 놈들이 있다. 덕분에 권력 다툼은 늘 긴장의 연속이다. 약간 덜 잘난 놈들은 잘난 놈들 중 누가 제일 잘났는지를 두고 아우성이다. 영화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등장시키고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게 만들면서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흑사회의 OST인 '云宮音(정보 확실치 않음)'는 영화를 관통하는 긴장감을 잘 표현한다. 묵직한 북소리가 심장박동처럼 고동치고 가끔씩 울리는 종소리가 불안하게 다가온다. 기타는 세 개의 음만을 연주하며 팽팽한 균형감을 유지한다. 반복되는 듯하지만, 불규칙하게 변주되며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갑작스레 울려 퍼지며 대미를 장식하는 아르페지오는 평화롭다기보다는 서글프다. 그렇게 집착하던 권력의 끝을 암시하듯 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0QPizmc7Y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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