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없는 손가락질로는 산업을 키울 수 없다

구기향의 게임 문화 이야

by 구기향 Karen Koo

아이돌 등 유명인들의 사생활(私生活)에 대해 지나친 관심을 갖고, 스토킹 등 개인의 생활범주를 침해하는 범죄 행위자 또는 그러한 이들로 구성된 집단이 있다. 이들은 과거 ‘사생팬’으로 불렸고, 오늘날에는 이들에게 ‘팬’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맞지 않다는 의견 하에 ‘사생’ 혹은 ‘사생범’으로 불리는 이들이다.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범주를 넘어서는 이들의 행태는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그럼에도 그 어떤 누구도 이들을 홀리게 만든 아이돌, 유명인의 중독성을 비난치는 않는다.

사생의 지나친 몰입, 잘못된 판단과 행태 등이 문제인 것이지 해당 스타나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는 모든 이들이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중독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다 볼 수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사생이 일으키는 문제들과 그 무너진 일상을 듣고, 보고… 내 아이도 그렇게 될까 두려워 아이돌 그룹의, 유명 스타의 중독성을 주장하고 BTS도 투어스, 아이브도 하루 수 회 이상은 노래를 듣거나 무대영상을 보지 못하도록 해야겠단 생각을 하는 부모가 과연 있을까?


개인적으로 누군가 게임의 중독성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내가 곧잘 떠올리고, 비교하는 부분이다. 게임에 지나치게 과몰입하고 심취해 일상 생활에 지장을 가져오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이는 당연히 주변의 관심과 계도가 필요하겠다. 하지만 그런 잘못된 이용, 향유의 이유를 너무 쉽고, 간단하게 ‘게임이 중독적’이라 그러하다고 함부로 얘기하면 안된다. 온라인으로, 또 모바일로 게임을 즐기고 E스포츠를 보며 게임 속에서 펼쳐지는 승부의 세계를 즐기는 수 많은 이들이 너무나 긍정적으로, 또 정상적으로 게임이라는 문화를 향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의 중독성은 이제껏 과학적으로 명확히 입증된 바가 없다. 1990년대 말부터 PC가 급격히 보급되고 게임을 접하는 이들이 크게 늘며 이 중 너무나 지나치게 게임에 과몰입해 일상을 잃어버린 사례들이 언론을 통해 수차례 조명됐다. 그 후 게임중독이라는 말은 실체도 없이,또 입증된 바 없이 쓰이고 있다. 잘못된 표본집단에 근거한 확대 해석이 계속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더 나아가 게임이용장애의 국내 질병코드 등재 여부 등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게임을 질병으로 낙인 찍는 것은 매우 섣부르고…비논리적이며,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그런 면에서 지난 6월 성남시에서 발표한 AI를 이용한 중독예방 콘텐츠 공모전은 그 상세한 내용에서 실소가 나왔다. 중독예방 대상으로 공공연히 알코올, 도박, 약물과 함께 게임을 명시한 것. 대체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기에 게임이 알코올, 도박, 약물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인가. 대중의 눈 앞에 인터넷게임과 중독이라는 글자를 같이 묶어 내놓는 진의가 따로 있는가 싶다.


사생범 때문에 아이돌의 중독성을 견제하진 않는다. 그것이 상식의 범주다. 두려움을 근거로 한 매도는 매우 위험한 접근이며 산업을 긍정적 발전에 치명적인 장애물이 된다. 우리 게임 문화를, 그리고 게임 산업을 살리는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 근거없는 손가락질이 아니고 말이다.

41578_128146_195 (2).jpg 한국게임산업협회 로고이미지, 한국게임산업협회 등 국내 게임관련 협단체 8곳은 금번 사태와 관련해 성남시 및 상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 대한 공동성명을 내고, 중독예방콘텐츠 공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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