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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sdom Seeker Oct 13. 2016

돈, 욕망을 따라 흐른다

투자와 지출의 심리


투자의 고수들은 남들보다 한발 빠른 정보와 인간의 욕망을 읽는 직관을 통해 돈이 모이는 곳을 정확하게 파악한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돌아가지 않는 현재 부동산 시장의 시세를 결정짓는 숨은 요인들과 소수에 의한 자본 독점이 심화되는 현 경제 상황에서 개인의 현명한 지출에 대해 알아본다.


경제논리로 움직이지 않는
부동산 시장


2016년 상반기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두고 부동산 전문가들의 시장 동향에 대한 전망들이 매주 쏟아져 나왔다. 종합해 보면 현시점에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집을 사는 건 위험하다는 경고들이 대부분이었다. 인구수 대비 신규 아파트 분양 물량이 많기 때문에 향후 2-3년 후 위례 신도시와 같은 대단지 입주 시 매매가가 폭락할 것이고 비싼 분양가가 책정된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매입한 투자자들은 은행 대출이자의 상승으로 자금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상당히 설득력 있는 주장들이었다. 이러한 우려들에 대한 화답 차원에서 주택 공급과 집단 대출을 축소한다는 정부의 8.25 대책이 발표되었지만, 올해 2월 말부터 가파른 오름세를 유지해 온 잠실의 대단지 아파트 20-30평형대의 시세는 9월 한 달 동안 평당 1000-2000만 원 가량 더 올라 버렸다 (KB 부동산 아파트 시세 참고). 많은 전문가와 정부의 판단을 뒤집는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일반적인 예측과 반대된 결과를 부른 원인은 부동산 시장이 수요와 공급의 경제 원리 외에 다른 요소들에 의해서도 좌우된다는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25년 동안 부동산 중개업에 종사하는 한 지인은 정치가 주택 가격을 결정짓는 변수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을 경제 논리로 바라보기 때문에 집값이 떨어질 거라고 확신하고 지난 몇 년간 매수를 늦추는 바람에 전세가가 매매가의 70-80%에 이르게 되었어요. 하지만 주택 시장은 유권자의 표를 의식하는 정치인들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렇듯 전세가가 과도하게 오르다 보니 2-3억의 여윳돈이 있는 투자가들은 지하철이 인접하고 대형마트와 백화점 상권이 발달된 학군 좋고 공원 같은 대단지 아파트를 은행 대출 없이 전세를 끼고 살 수 있는 gap 투자의 유리한 조건을 놓치지 않고 매수에 나섰다.


주택 정책 이외에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요인은 시장에 형성된 심리상태이다. 아파트 가격은 투자자의 기대심리와 실수요자의 불안 심리에 의해서도 출렁인다. 특히 서울의 주요 지역 재건축 아파트는 반복적으로 가격 상승의 도화선이 되어 왔다. 재건축이 완료되었을 때 인근의 노후 아파트보다 경쟁력이 있을 거라는 기대 심리로 인해 조합원의 입주권 시세는 대개 기존 시세보다 평당 1000만원 이상 높게 형성되고 이 시세는 다시 기존 아파트들이 따라잡아야 할 표준 시세가 된다. 따라서 해당 지역의 실수요자는 더 오르기 전에 집을 사야 한다는 불안감에 매수에 나서고 집주인들은 늘어난 수요에 따른 추가 상승을 예상하고 매물을 거둬들이다 보니 호가와 매매가는 추가로 더 오르게 된다. 따라서 가계 대출 비율이나 세대수당 주택 공급비율과 같은 거시적 지표만으로 시장을 분석하여 향후 주택 시세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돈은 이익과 손해라는 개개인의 욕심을 따라 움직인다.


출처: Google Image


욕망을 부추기는 기업과         
이미지를 구매하는 소비자


대중 매체가 발달하기 시작한 20세기 중반 이래로 신문, 잡지, TV의 상업 광고는 종교보다 더 강력한 호소력으로 소비자가 힘들게 번 돈을 먹고사는데 별 지장이 없는 상품 구매를 위해 쓰라고 매 순간 부추기고 있다:

고장 없이 잘 돌아가는 냉장고는 단지 양문형이 대세라는 이유로 바꾸라 하고,

도로에서 상위 1%로 대접받기 위해선 수입 자동차를 타 줘야 하고,

닮고 싶은 여배우가 선전하는 화장품을 바르는 순간 그녀의 미모가 내 얼굴로 옮겨올 것 같고,

최신 기술을 장착한 휴대폰은 시대를 앞서가는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로 나를 돋보이게 할 것이다.

화장품, 가전제품, 골프의류, 자동차, 시계 등의 사치품의 텔레비전 광고들은 그들만의 공식처럼 공유하는 프레임이 존재한다. 매력적인 여성의 행복해 보이는 일상이나 멋진 풍경 속에 성공한 남녀의 도시적인 이미지와 함께 귀에 착 달라붙는 카피 문구와 음악으로 감성의 옷을 입혀 제품을 시청자의 머리 속에 각인시킨다. 즉 이 상품을 소유하면 당신도 광고 속의 멋진 남녀처럼 행복과 성공을 얻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잠재의식에 반복적으로 심게 되고 그 상품이 제공할지도 모를 행복과 성취감을 누리기 위해 사람들은 기꺼이 지갑을 연다. 그렇게 소비자는 대기업의 자본 독점에 의도치 않게 공헌해 왔고 기업은 소비자의 마음속에 내재된 사회적 욕망을 이용해 부를 축적해왔다.


출처: Google Image


현명한 소비를 위한 실천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물건을 사고 영수증을 버리게 되면 한 달이 지나 카드 결제 대금을 보고서야 나의 과소비를 자각하게 된다. 도대체 그 많은 돈을 어디에다 언제 썼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수입과 지출에 대해 기록하는 습관을 지니면 자신이 많이 지출하는 소비내역을 파악하게 된다. 의류와 신발을 구입하는데 매달 얼마를 지출하는지, 맛집 탐방을 위한 외식비로 쓴 돈이 얼마나 되는지를 가계부 앱을 이용해 작성하면 나의 소비 내역이 알록달록한 그래프로 정리되어 제시되고 가장 많은 지출을 차지하는 부분이 현재 나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과연 이 부분에 돈을  투자한 만큼 경력이나 자기계발면에서 이득이 있었는지, 아니면 단지 나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소비가 행해졌는지 따져보고 자신의 소비패턴을 조정한다면 마이너스 통장과 머지않아 작별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의 고수들은 돈을 좇아가기보다 돈이 따라오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라고 말한다. 많이 버는 것 못지않게 잘 써서 종잣돈을 모아야 투자도 할 수 있다. 돈의 흐름을 읽으려면 거시 경제 지표, 마르지 않는 수요를 뒷받침하는 장소에 대한 정보, 시장을 움직이는 집단심리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혜안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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