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풀어갈 숙제다
작가 유시민을 처음 알게 한 책, '어떻게 살 것인가'
그전에 알던 정치인 유시민은 항상 화가 나있는 사람 같았다
화면에 나오는 그를 보면 토론 상대자의 주장을 논리 정연하게 반박하며 상대를 침몰시켰다
그렇다고 토론이 끝난 뒤에 승리를 만끽하는 모습도 아니다
굳게 입을 닫은 체 어딘가 찜찜하고, 어딘가 허탈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한다
그렇게 다시 만난 작가 유시민은 내가 알고 있던 정치인 유시민과 조금 달랐다
글에서 여유가 느껴졌고, 하다못해 굳은 표정의 표지에서도 결연함은 보이지 않는 듯했다
작가의 책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작가의 고민을 단단한 논리와 담담한 문체로 써 내려가는 책이다
한창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을 때, 우연히 집어 든 이 책을 통해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갖게 되었다
이상한 일이다. 어떻게 살 지보다 어떻게 죽을 것인지를 고민하다니...
나는 누구인가?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싶다면 마땅히 던져야 할 질문이다. 109p
이 책을 읽고서 삶이 드라마틱하게 바뀐다거나,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적 깨달음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내가 여태껏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고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삶이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사람다운 삶을 제대로 살 수 있다. 그것을 모르는 삶은 그저 조금 더 길기만 할 뿐 하루살이의 삶과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 없는지도 모른다. 315p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닌, 삶의 완성이다
내 삶을 어떻게 완성할 것인지는,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들이 모여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