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심리과학이노베이션 대학원 학업계획서 후기 (1)

지금 보니 아주 찬란하다

by 카리나

연세대학교 심리과학 이노베이션대학원에 지원하기로 마음먹은 후, 일정을 살펴보니 고려대 심리과학융합대학원이 먼저 서류전형 및 면접이 진행되는 것을 발견했다.


고려대학교도 상당히 좋은 커리큘럼이고, 사실 연세대 심리과학이노베이션 대학원이 생기지 않았더라면 고려대에 갔을 것이다. 대학원으로나마 학부 때 연고대를 가지 못한 한을 푸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없지 않아 있지만ㅋㅋ) 두 곳 최종 합격 후 연세대를 선택한 이유는 나중에 따로 풀도록 하겠다.


아무튼, 2024년 10월 즈음, 연세대학교 심리과학이노베이션 대학원이 2025년 3월부터 첫 1기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홈페이지도 마구마구 셋업되고 있고, 업데이트되고 있었다.


다행히 온라인 입학설명회를 개최한다고 해서, 입학설명회를 신청했다. 그리고 그전까지 업데이트되는 정보들을 바탕으로 나는 어떤 트랙으로 지원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사회심리 vs. 인지혁신 vs. 디지털트랙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입학한 후 알게 된 사실은 트랙이 크게 의미는 없다. 임의로 인지 혁신 트랙, 사회혁신 트랙, 디지털 혁신 트랙으로 나누었지만- 나 역시 지난 학기에 디지털 혁신 트랙의 수업 중 하나인 '생성형 AI의 이해' 수업을 들었다. 사회혁신 트랙이라고 해서 꼭 조직심리학이나 사회심리학 쪽으로만 들을 필요는 없다는 뜻.


그리고 대학원에 와서 좋으면서 당황스러운 점이 하나가 있다. 솔직하게 털어놓자면..


필자는 대학원에 오기 전 (오늘 다룰) 학업계획서를 보니 - 꽤 명확하게 조직심리학, 산업심리학을 배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심리과학이노베이션 대학원에 들어와서 심리학과 김영훈 교수님의 '사회심리학'수업을 듣고 나서 굉장히 재미를 느꼈다. 아마도 과거에 요즘 유행하는 '12:12 로테이션 소개팅' 부업을 하면서 남녀관계의 역학관계, 그리고 직장 내 다이내믹스를 교수님께서 통찰력 있게 풀어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 기초 과목인 통계 과목을 들으면서 조직심리학 이외에도 다른 심리학 분야를 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계 수업을 듣고 심리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니. 변태 아닌가?ㅋㅋ 아무튼, 요지는 대학원에 오면 어떤 심리학 분야를 좀 더 깊게 팔 수 있는지 정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오히려 '인간 행동의 이해'와 같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님들의 팀티칭 수업을 들으면서 다양한 심리학을 아주 조금 맛보면서..

“와, 1) 이런 것도 심리학 분야가 있구나 2)와 이런 것도 이런 것도 알고 보니 심리학과 융합될 수 있구나"라는 걸 알게 되었다. 덕분에 조직심리학, 산업심리학이 아닌 다른 심리학의 존재를 알고 조금 더 그 부분에 대한 학문적 지식을 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일이다.)



너무 말이 길었는데, 연세대학교 심리과학 이노베이션대학원 지원 당시 나는 스타트업 3곳을 다니면서 파워 다이내믹스도 경험하고, 못된 스타트업 남자 직원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수동적으로 회의시간에 나에게 일부러 적대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어떤 직원은 나를 도와준답시고 나의 험담을 ㅋㅋ 나한테 알려주는데 진짜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상황인가 싶었다. 덕분에 인간에 대한 환멸이 가득했다.


인간에 대한 환멸? 인간에 대한 이해로 극복하자는 마음으로 심리과학이노베이션 대학원에 지원했기 때문에, 나의 선택은 내가 겪은 현상을 심리학으로 설명해 줄 수 있는 '사회혁신 심리' 트랙이 가장 끌렸다.


그리고 또 하나, 나의 경우 이직을 많이 했는데, 그중 가장 오래 근무한 산업군이 바로 헬스케어, 병원이었다. (도합 5년)

광학회사 ZEISS에서 개최한 상하이 자이스 포럼에서는, 전 세계 안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국 마케팅과 헬스케어 시스템 (안과에 특화된)에 대해 발표를 했고 큰 반응을 얻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헬스케어, 병원, 의료서비스 군의 홍보 마케팅을 할 때 재미있게 한 것도 있지만, 헬스케어는 사실 돈이 끊기지 않는 무한한 우물(?)이다. 해서 디지털혁신 심리 트랙도 선택지였다. 즉, 1순위는 사회혁신, 2순위가 디지털 혁신 심리트랙이었다.


인지혁신심리는 솔직히 지원서 쓸 때부터 약간.. 천재들이 하는 영역이라 도저히 엄두가 안 났다. 이 의미가 사회혁신과 디지털이 만만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감히 내가 뇌라는 미지의 영역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었다. 자신 없었다.




연구 과정 vs. 석사 학위취득 과정 선택

다음으로는 석사과정과 연구과정으로 구성된 대학원 과정을 선택해야 했다.


2년 6개월, 총 5학기는 사실 등록금 부담도 되고 상당히 긴 기간이다. 학위 취득을 위해 750*5 = 거의 4천만 원을 내돈내산 해야 한다는 사실도 사실 연구과정을 해야 할지 망설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깔끔하게, 졸업이면 졸업이지 석사 수료는 끌리지 않아서 석사과정을 선택.


연세대학교 심리과학이노베이션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논문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요즘 이에 대해 말이 많은데, 그 이유는 석사를 했는데 나중에 졸업장에 졸업논문이 기재되어있지 않으면 추후 취직할 기업체라든지, 혹은 박사 과정을 희망한다면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극도의 효율과.. 그리고 논문을 '필수'로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 아주 마음에 들었다. 시험 잘 보면 바로 석사학위 취득할 수 있는 효율적으로 간편한 K-석사과정이라고 생각했다. ㅋㅋ (뭐 다 붙이면 다 K를 붙인다... k뷰티, K스타트업...ㅋㅋ)


논문을 쓰고 싶다면, 논문은 개인도 학술지에 낼 수 있다고 한다. 주변 분들이 박사를 권하는데 장난으로 권하시는 건지, 아니면 진심이신 거예요? ㅋㅋ 잘 구분 못하고 귀 얇으니까 신중하게 권유 부탁드려요ㅋㅋㅋ. 아무튼, 고민되어서 조지아텍 교수로 재직 중인 언니에게도,, 연구자의 길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

우리 집안 교수님들에게 물어본 결과, 확실한 건 박사를 한다는 것은 연구를 꾸준히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성향이나 역량, 태도도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논문 쓰냐고요? 그 이야기는 따로 풀겠습니다.



그래서 어떤 트랙을 무슨 기준으로 선택했나요?

사회혁신 트랙과 디지털 심리트랙의 과목을 하나하나 보기 시작했다. 홈페이지에 있는 과목 설명을 다 긁어다가 하나하나 표로 정리한 후, 필자가 사랑하는 필살기 중 하나 '형광펜'으로 미친 듯이 highlight 했다.


형광펜이 가장 많이 있는 트랙으로 지원을 하자는 심상이었다. 형광펜으로 highlight 하는 기준은 별거 없었다. 그냥 스스로 공감되거나, 배우고 싶거나, 다른 곳에서 열리는 과목이 아니라 오직 연세대학교 심리과학대학원에서만 배울 수 있는 과목일 경우 형광펜을 쳤다.


그 결과는...

사회혁신트랙이었다.




학업계획서 항목 뿌수기

학업계획서 항목을 찬찬히 살펴보니 크게 4개였다.

1. 자기소개

2. 입학동기

3. 입학 후 학업 계획

4. 졸업 후 계획


일단 당시 조직 내 인간에 대한 환멸로 가득했고 여린 마음에(ㅋㅋ) 상처도 많이 받았던 상황에서 최대한 이성적으로 쓰려고 노력했다. 당시 어느 정도로 번아웃이 심각했냐면,, 아무 생각 없이 글을 쓰다가 갑자기 혼자 분노가 글에 묻어 나왔었다. 필자를 괴롭힌 남자 그룹 패거리가 무의식적으로 생각났었고, 해당 조직에서 받은 성차별들, 유리천장을 느껴서 좌절해 있었다.


돌아와서, 각 항목에 대해서도 분석을 시작했다.

되게 간단한 항목처럼 보이지만, 연세대학교 심리과학 이노베이션 대학원 1기 입학을 위한 학업계획서를 쓰던 당시 나는 대기업이나 스타트업 등의 회사를 다니지 않고 퇴사한 상황이었다. 그 말인즉슨, 보통 우리나라는 회사 이름과 직무로 자신을 소개하는데, 필자는 'PR 하는 임아영'으로 소개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아무도 PR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자기소개를 해야 할지 막막했었다.


짠! 이런 식으로 마인드맵? 아이데이션을 했다.

아직도 필자는 빈 종이 혹은 a4용지에다가 이런 거 저런 걸 적어놓고, 한 그림 안에서 보는 것을 좋아한다. 처음에는 무조건 떠오르는 대로 생각을 마구 적고, 거기에서 가지치기를 하는 방향을 선호한다. 위 사진은 바로 그 과정이다.


입학을 왜 하고 싶은지는

1) 왜 석사과정을 하고 싶은지

2) 왜 연세대인지

3) 왜 심리과학이노베이션 대학원인지

4) 비전공자가 심리학을 왜 석사로 배우고 싶은지 등을 모두 고려한 답을 써야 했고, 입학동기는 곧 졸업 후의 계획과 연관되기 때문에 여러모로 생각할 게 많았다. 즉, 오버하는 게 아니라 학업계획서를 쓴다는 것은 거의 개인의 인생을 뜯어보는 것과 마찬가지의 상황이었다.


입학 후 학업 계획의 경우 각 트랙의 과목을 배워서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어떻게 연결시키고 싶은지, 실용주의적으로 접근하기로 했다. 이 방향성이 정답은 아니다. 그냥 배워서 남 줘도 된다. 배워서 누군가에게 가르치는데 써도 되고 (이것도 실용적이네.ㅋㅋ) 아무튼.. 순수하게 학업을 어떻게 할 것이고 무슨 과목을 왜 배우고 싶은지 적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다음 포스팅에서 하나하나 가이드를 할 테지만, 노파심과 정의감에 하나 말을 하자면.


학업계획서에는 정답이 없다. 즉, 학업계획서는 내가 어떤 것에 흥미가 있고 그 흥미를 수업을 통해 어떻게 만족시킬 것이며 앞으로 내가 어떤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무슨 공부를 할 것인지 적는, 철저히 개인화된 원서다. 그런데 대학원에 불합격할까 봐 굉장히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대학원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컨설팅 같은 게 판을 친다고 들었다.


감히 말하자면, 모든 답은 내 안에 있다.

그러니 부디 돈 낭비 하지 말고,

떨어지면 그냥 단념하자.


필자도 떨어졌으면 12월에 중앙대 원서 쓰고 중앙대 다니면서 중앙대 브이로그 찍고 조직심리학 쪽으로 완전히 틀어서 HR담당자로 완벽하게 거듭났을 것이다.


혹은 다 떨어졌다면 조용히 미국 취업을 준비해서 다가오는 미국 장거리 연애 때 더 잘 되어서 아마 미국에서 전 남자 친구의 온 정신적인 지지를 다 해주고 평생 연민에 갇힌 살마을 위로하며 살고 있?ㅋㅋ....ㅋㅋㅋ (큰일 날 뻔했네)


갑자기 더더욱 감사하고 고마워진다, 연세대학교 심리과학이노베이션 대학원!

쓰면서도 좀 스스로 웃긴데 아무튼. 이렇게 각 항목에 대해서 나의 데이터를 꺼내고, 내가 대학원 석사과정을 통해서 도대체 뭘 얻고 싶은지 스스로의 삶을 미친 듯이 파해치고 그걸 정리했다.


사실, 고려대 심리대학원(여기도 특수대학원이다)에서 먼저 초안을 쓰고 그 당시 윤문을 한 뒤, 연세대에 맞게 품을 많이 안 들이고 variation 할까 생각했는데, 수고롭더라도 각 대학원데 진심으로 합격하고 싶다면 각 대학원의 커리큘럼의 결을 맞춰서 각각 처음부터 써볼 것을 권한다. 즉, 고려대는 고려대의 색깔에 맞게 쓰고, 연세대는 연세대의 커리큘럼, 교수님의 연구 소재들, 내가 흥미 있는 과목에 더 열리는지 여부를 하나하나 확인해서 customed 하라는 소리다.


그리하여,

대망의 연세대학교 심리과학이노베이션 대학원 학업계획서를 완성하게 된다.




글쓴이 카리나는..

글로벌 PR과 콘텐츠 마케팅 분야에서 활동해 온 12년 차 홍보/콘텐츠 마케터입니다. IT, 헬스케어, 유통 산업 전반에서 브랜드 론칭과 리드 전환에 전문성이 있습니다.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기업까지 다양한 조직의 성장을 함께 합니다.

현재 초기 스타트업들의 홍보를 맡은 PR 디렉터이자, 연세대학교 심리과학 이노베이션 대학원 사회혁신 심리트랙에서 심리학을 공부하며, “일하는 마음”의 구조와 번아웃, 회복에 대해 탐구하고 있습니다. PR 전문가로서의 경험과 심리학적 시각을 접목해, 직장인의 정신건강과 건강한 조직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글과 영상으로 전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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