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없는 우아한 다이어트

우리는 ‘무엇을 먹는가’보다 ‘어떻게 먹는가’를 먼저 배워야 한다.

by Karin an

무용과 시절, 내 친구들은 공연을 앞두면 엄청나게 굶었다.
그중 한 명은 무려 2주 동안 우유만 마시며 버티다가, 무대 뒤에서 손을 달달 떨기도 해서 정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심지어 정신과에 단체로 가서 다이어트 약을 지어오기도 하고,

허벅지에 퍼런 멍이 들어올 정도로 주사를 맞고 온 친구도 있었다.


20대 그 시절엔 그런 모습이 너무 당연하게 여겨지던 풍경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때도 따로 다이어트를 하지 않았다.
늘 장염을 달고 사는 체질이라, 오히려 살이 빠질까 걱정할 정도였다.
‘나는 원래 이렇게 태어난 사람인가 보다’ 하고 지냈던 시절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다양한 몸의 면역탐험을 거쳐, 이제는 장염 없이 조금 퉁실하지만 튼튼한 사람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가끔 선을 넘을 정도로 몸이 무거워지는 시기가 오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 묻는다.

“요즘 나는 무엇을 과하게 먹고 있는가?”


며칠 전, 오래전에 읽었던 책 《프랑스 여자는 살찌지 않는다》를 다시 펼쳤다.
겉으로 보기엔 다이어트 책 같지만, 읽다 보면 삶에 대한 태도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이렇다.


“프랑스 여자는 마음껏 먹을 음식과 시간을 스스로 정하고, 그에 대한 보상 방법도 정한다.
또한 음식을 약간 많이 먹고, 약간 적게 먹는 것에 따라 큰 변화가 있음을 알고 있다.
그리고 성인으로서 자신의 신체적, 심리적 평정을 스스로 지켜야 함을 알고 있다.”


여성들은 호르몬상 탄수화물 섭취에서 더 큰 행복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몸이 자연스럽게 그런 저장을 만들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음식을 먹어도 남성과 여성은 다른 몸의 변화를 경험한다.


중년 이후로는 호르몬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먹는 것만큼 결과가 드러나는 몸으로 변화한다.
나는 이런 부분이 고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것이 때때로 가혹할 정도로 절제하거나,
혹은 무방비할 정도로 제한 없이 흘러갈 때 발생한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만큼 먹는 것.
사실 모든 다이어트의 기본은 여기에 있다.


그리고 나는 개인적으로, 음식을 먹을 때 가장 예쁘고 멋있는 사람이 된 것처럼 상상하며 먹는 것도 꽤 도움이 되었다.
한마디로, 음식 앞에서 정신을 잃지 않고, 충분히 음미하며 먹기를 추천한다.

이렇게만 해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몸의 변화가 생긴다.

(그래서 먹방 보며 식사하는 것이 어쩌면 거울 효과처럼 식사량이 점점 늘게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상하게도 단기간에 많이 빼는 다이어트가 일반적인 인식으로 자리 잡았다.
심지어 오래전부터 식욕 억제 약물을 이용해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


그리고 처음에는 빠른 효과에 만족하지만, 이후 정상적인 식욕 감각이 돌아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몸의 자연스러운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것조차 거부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 놀랐다.


사실 나도 대학 시절, 공연을 앞두고 친구가 준 식욕 억제제를 먹어본 적이 있다.
그때는 정말 뇌에서 식욕이라는 감각 자체가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성격은 매우 예민해지고, 날카로워졌다.

약을 끊고 나니, 밀려났던 식욕이 곱절로 돌아왔다.
그 이후로는 다시는 그런 류의 약을 입에도 대지 않는다.


그리고 단기간 다이어트의 후폭풍은 반드시 온다.

변화된 몸무게는 최소 6개월 이상 유지되어야 우리 몸이 새로운 체중을 자신의 것으로 인식한다.


그전까지는 기존의 체중이 생존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식욕을 자극하는 이미지와 욕구가 더 강해지도록 몸의 시스템이 신호를 울리게 된다.


식욕이라는 감각은 우리가 자연스럽게 가지고 태어난 생리적 리듬이다.
이 리듬을 억지로 끊는 것은 결국 몸과 마음의 균형을 깨뜨리는 일이다.


나는 오히려 음식을 감사히 여기며, 충분히 음미하고 즐기며 적당히 먹는 것이 건강한 다이어트라고 믿는다.

결핍이 아닌 절제를 배우고,
내가 지금 나의 몸을 위해 무엇을 먹고 있는지 인식하며 식사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짜 우아한 다이어트가 아닐까.


[오늘도 나는 내 몸과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너무 배고프지도, 너무 배부르지도 않게.
욕구와 절제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연습을 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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