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이 가져오는 작은 상실들에 대하여
어떠한 고비를 넘기면 그전에는 알 수 없는 것들을 알게 된다.
마치 산 너머의 세상을 안다는 것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내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전의 세계의 사람들과는 더 이상 함께 하기는 어려운 뜻이라는 걸 알았다.
산을 넘는다는 건 늘 그렇게 조용한 이별을 품고 있다.
정든 것들, 발전하지 않아도 되는 존재들에 대한 안녕을 고해야 산너머를 갈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보지 못했던 풍경을 보게 되면,
그 이전의 눈으로는 다시 세상을 볼 수 없다.
새로운 감각이 생기면 낡은 확신들은 무너지고,
한 번 배운 통찰은 다시 모르는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
그래서 어른이 된다는 건,
늘 어떤 세계를 떠나오는 일과도 비슷하다.
나를 둘러싸던 사람들,
그들과 함께 믿어왔던 기준들,
그리고 그 안에서만 통하던 언어들까지.
어떤 순간에는 더 이상 나를 붙잡아주지 못한다.
예전엔 그 변화가 두려웠다.
뒤돌아보면, 내가 떠난 게 아니라
그 세계가 나를 머물러 있게 할 만큼 단단하지 않았던 것뿐이었다.
새로운 산을 넘으면
새로운 나와 새로운 세계가 생기고,
새로운 이들을 다시 만나고 함께 하게 된다.
그만큼 잃어버리는 것들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 잃음이 있어야만
지금의 내가 도착할 수 있었다는 걸
조금씩 받아들이게 된다.
당신도 그런 ‘넘어온 산’이 있는가.
그 산 너머에서 어떤 시야를 얻게 되었고,
그 대신 무엇을 놓고 오게 되었는지—
가끔 멈춰 서서 돌아보아도 좋겠다.
12월을 앞둔 요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