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 보니 브랜딩]
어떻게 나는 '카리스러브'가 되었을까
SNS를 시작했다. 온라인 네트워크라는 거대한 그물망에서 떨어지지 않고 살아남기 위한 게임(발악이라고 쓰고 싶었지만, 즐기고 싶은 마음으로 게임이라 써본다.)이 시작되다. 마케팅이 뭔지, 브랜딩은 또 뭔지 아무것도 모르던 초짜가 경험하고 실수하면서 일단 하다 보니 온라인에서 살아남아 브랜딩을 하고 있다. 마케팅 왕초보, 카리스러브의 좌충우돌 온라인 브랜딩 히스토리 <하다 보니 브랜딩>. 오늘은 닉네임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2020년. 인스타를 배우는 모임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SNS 활동이 시작되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닉네임 정하기였다. 기준은 모르겠지만 유일하게 알겠는 건 너무 흔하면 안 된다는 것. 내 이름 '이유미'를 검색하니 배우, 작가, 영화배우, 공무원까지 동명이인만 26명이었다. 그때부터 길고 긴 나의 닉네임 찾기는 시작되었다.
지금 나는 온라인 첫인사로 이렇게 쓴다.
안녕하세요. 선물 같은 하루를 경영하는 하루경영가, 카리스러브입니다.
카리스러브라는 이름은 어떻게 만들게 되었을까?
닉네임을 정하기 위한 나름의 기준은 이랬다.
흔하지 않은 이름
영어 이름
입말이 예쁠 것
카리스마, 따뜻함, 여성스러움의 느낌
예쁜 영어 이름을 찾기 시작했다. 어떤 이름은 뜻은 마음에 드는데 부르는 게 어렵고, 어떤 이름은 부르기는 예쁜데 의미가 나와 맞지 않았다. 그렇게 찾은 이름이 <카리스>였다.
KARIS
그리스어로 은혜로운, 선물이라는 의미가 있었고, 카리스마의 어원이라고 했다. 두 의미 다 마음에 들었다. "카리스" 입말도 딱 좋았다. 그런데 카리스만 하기에는 흔해 보였다. 의미가 있는 한 단어를 붙이고 싶었다. 그래서 하나씩 붙여 나열해 보았다.
카리스힐(은혜의 언덕)
굿카리스(좋은 선물)
러브카리스(사랑의 은혜, 선물)
이렇게 저렇게 불러보고, 써보다 마지막으로 결정한 이름이 < 카리스 러브>였다.
"선물 같은 사랑"
"은혜의 선물"
부르기에도 좋고, 보기에도 예쁘고, 의미도 딱 맘에 들었다.
다음 필요한 것은 나를 설명해줄 꾸밈말이었다.
온라인에서 하고 싶던 일들을 적어보기 시작했다. 나는 마음 챙김, 나를 찾는 마음 여행, 춤 세러피 등에 관심이 있었고, 그런 글들을 쓰고 싶었다. 어느 한 가지를 확실하게 정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이름의 뜻을 넣기로 했다. 그래서 처음 정한 것이 < 선물 같은 사랑, 카리스러브입니다. >였다.
이후 "선물=PRESEMT=현재=오늘 하루"로 연결해서 선물 같은 하루까지 발전할 수 있었다.
이 이름 덕분에 사람들은 부드러운 리더십, 따뜻한 카리스마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 것 같다. 러브만 있다면 너무 여성스럽거나 부드럽기만 했을 텐데 카리스가 있어서 외유내강의 강인함, 진취적인, 경영가의 이미지를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카리스러브를 계속 사용하다 보니 아쉬운 점은 닉네임이 너무 길다는 것. 사람들과 연결되다 보니 OOO님! 서로를 이렇게 부르는데 그러면 6글자가 된다. 부르기도, 쓰기도 길다. 그 또한 나름의 방법이 생기는 듯하다.
부르는 사람이 그 모임의 성격에 맞게, 또는 관계에 따라, 본인의 성격에 따라 알아서 줄여 부른다.
가령
글쓰기 모임에서는 선생님의 호칭을 붙여 "카샘"
이제 차도 파느냐고 농담도 듣지만 너무 무겁지 않고 재미가 있어서 나는 이 호칭이 좋다.
여성스러우신 분들은 러브님.
재치 있는 분들은 카럽.
줄임말은 럽샘, 카릿러브, 카릿럽 등 수십 개의 조합을 만들어 부르지만 모두 나를 부르는 말인 건 모두 알고 있으니 이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닌가.
닉네임은 직관적으로 분명하게 나타나는 이름이 좋다. 추상적인 단어의 나열은 기억하기 어렵다. 얼마 전 온라인 이웃이 닉네임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서 그분 블로그에 방문해 보니 하브루타와 심리상담을 공부하시는 학교 선생님이셨다.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단어들을 조합했다. "마음 질문 꿈샘"처럼 직관적으로 나를 볼 수 있는 이름을 쓰라고 추천했다. 본인을 너무 잘 표현하는 닉네임이라며 그대로 사용하고 싶다고 하셨다. 때로는 옆에서 보면 더 단순하게 보일 때가 있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쉽고 친근한 닉네임을 찾아보자.
온라인에서 내 이름으로 살아남기-닉네임은 어떻게 만들까
이왕이면 많이 불리면 좋겠고, 다른 사람이 나를 기억하면 좋겠다. 그런 닉네임을 어떻게 정하는 걸까. 전문성을 갖고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를 살려 브랜딩 할 수 있는 브랜드명이 아니라면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좀 더 친근하고 쉬운 닉네임을 추천한다. 온라인에서 내 이름으로 살아남기. 수많은 닉네임을 만나면서 터득한 나만의 방법을 나눠본다.
1. 영어+영어
주의할 점은 익숙한 영어가 좋다. 뜻은 좋지만 평소에 잘 들어보지 못한 영어단어라면 기억하기 어렵다.
너무 길지 않게 2~4글자를 추천한다. 아래 이름은 인스타 샘 이름이다.
해피스완
그마저도 줄여 나는 스쌤이라고 부르지만 스완님, 통칭으로 불러도 4글자라 부담 없다.
블루스완으로 변형해서 쓰기도 하고, 스완이 주는 이미지 자체가 고고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이미지도 있어 호감이 간다. '해피', '스완' 모두 흔한 단어이지만 붙여 부르니 개성 있다. 부르기 이쁘고, 친숙한 단어의 조합이고, 그 자체로 정확한 이미지가 떠오르기 때문에 참 좋은 닉네임이라고 생각한다.
2. 꾸밈말+닉네임
나를 표현하는 단어를 앞에 넣고, 2~3글자의 닉네임을 넣는 방법이다.
진심으로 클레오
해피마인드 소율
빛나라 오드리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 평소의 나타내고 싶은 이미지, 추구하는 가치를 넣어주면 지속적으로 인식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평소에는 형용사를 빼고 "클레오님", "소율님" 이렇게 짧게 부를 수 있기 때문에 부르기 좋다.
3. 직업 + 닉네임
직업이나 관련 업무를 앞에 붙여도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어서 강사, 1인기업가, 판매자에게 추천한다.
치카쌤 써니 : 치위생사
하브루타 메신저 벳님 : 하브루타 강사
모유수유 정쌤 : 모유슈유 코치
필라 에이미쌤 : 필라테스 강사
4. 한글의 이중적 의미와 단어 사용하기
한글이 주는 매력이 있다. 이중적인 의미, 줄임말로 무한 확장할 수 있는 단어도 추천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그 줄임말 자체로도 의미가 있어서 쉽게 인식될 수 있어야 한다. 아래 이름처럼.
제이봄 - 2번째 봄, 정은의 제이, 제제의 제이, 다시 본다. 그림책 소개하는 특수교육 교사
기쁘개 - 기쁘게, 강아지 돌봄 엄마
생각남 - 오늘도 생각남, 생각하는 남자, 아이디어가 생각남
5. 친근함을 주는 관계 호칭
우리는 관계의 존재이다. SNS도 결국은 관계를 맺기 위한 활동이라면 친근함을 줄 수 있는 호칭으로 내 이미지를 브랜딩 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루다 언니
성장하는 엄마코치
밀라논나 : 밀라노에서 온 할머니
꼬꼬맘
6. 본명 + 직업
이름 자체에 고유성이 있다면 본인의 이름+직업을 사용해도 좋다. 작가, 강사 등 자신의 이름으로 온, 오프를 활동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자신의 이름을 쓰면 신뢰감과 전문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
이고은 작가
OOO 코칭 전문가
7. 컬러+동물 or꽃
사물이나 동물을 넣어도 좋다. 사물마다 갖고 있는 고유한 이미지가 있다. 자신의 이미지와 맞는 단어를 선택하면 그 단어가 갖고 있는 전체적인 이미지를 가져올 수 있다. 그 앞에 전형적이지 않은 꾸밈말을 더해보자.
핑크코알라
핑크팬더
팬더의 귀엽고 우직한 모습과 핑크의 사랑스러움이 더해지니 특별한 느낌이 든다.
상식을 깨는 단어, 반전이 있는 단어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 번 더 끌 수 있다.
30~50대 온라인 닉네임 정할 때 주의사항
10, 20대(MZ세대)의 닉네임은 정말 독특하다. 아무 형식도 없고, 들었을 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는 단어들도 많다. 아마 그들이 내가 제시한 닉네임들을 봤다며 의아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내가 주로 만나는 세대는 30~50세대이다. 온라인과 오프에 낀 세대. 어쩌면 아날로그가 더 익숙하고, 7080의 감성을 공감할 수 있는 세대이다.
닉네임은 나보다 상대방이 더 많이 사용한다. 나는 불릴 때 좋고, 상대방은 부르기 편하고 기억하기 좋은 닉네임이 좋다. '나만 좋으면 됐다.'도 진짜 좋으면 상관없지만, 브랜딩을 위한 닉네임을 원한다면 철저하게 사용자 우선이어야 한다.
이후 온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만개 이상의 닉네임을 봤다. 어떤 닉네임은 한 번에 기억되는 가 하면, 어떤 닉네임은 10번을 들어도 다음에 다시 들으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 경험에 비추어 닉네임 정할 때 주의할 점을 적어보았다.
1. 줄임말은 되도록 피하자.
우리 뇌는 의미로 기억한다. 줄여서 본인만 아는 암호는 잊히기 쉽다.
단 약자여도 그 자체로 의미가 있으면 괜찮다.
예를 들면 '세빛희'님의 닉네임은 '세상의 빛과 희망이 되고 싶다'는 의미의 줄임말이다. 추상적이고 식상할 수 있는 의미의 단어들이지만 줄임말을 사용하면서 자체로 보기 예쁘다. 누군가 의미를 물어볼 때 말하면 한 번에 "아~~"할 수 있다. 세련된 느낌도 든다. 포인트는 줄임말이 자체로 가치가 있어야 한다.
2. 점유 가능한 단어를 찾자.
의외로 이 부분을 많이 놓친다. 포털에 검색했을 때 중복되지 않는 이름이 좋다. 이미 사용하고 있는데 검색해보니 유명한 업체나 인물이 먼저 뜬다거나, 같은 이름이 많은 경우가 있다. 내가 좋은 건 남들도 좋기 때문이다. 이름을 지었으면 공개하기 전에 네이버, 다음, 블로그, 브런치 등 사이트에 꼭 그 이름을 검색해 보는 수고를 하자.
3. 보기 좋은 이름을 짓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 것처럼 이왕이면 글로 써졌을 때 보기 좋고, 불렀을 때 좋게 들리는 이름이 좋다. 이왕이면 긍정적인 의미, 기분 좋아지는 의미가 좋다. 가령 우직하고 진국이라는 의미로 '우거지'라고 했다고 하자. 의미는 좋지만 나라면 들을 때마다 '우거지상' 같은 부정적 이미지가 먼저 떠오를 것 같다.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다.
4. 알파벳은 빼자.
한글을 치다가 영문으로 바꾸려면 번거로움이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속도는 중요하다. 영어로 바꾸는 번거로움을 꼭 빼주기 바란다.
5. 내 마음에 들어야 한다.
앞서 소비자 중심이어야 한다고 했지만 나는 제1순위 소비자이다. 내 이름이 마음에 들고 좋아야 더 많이 알리게 된다.
닉네임으로 고민이라면 마음에 드는 닉네임을 적어놓고 왜 그 닉네임이 좋게 보이는지 고민해보자. 그리고 비슷한 형식으로 찾고 만들어 계속 입으로 말해보자. 기억에 남고, 마음에도 들고, 의미도 연결되는 닉네임을 찾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