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것도 뻔뻔하게 기록하기

하다 보니 브랜딩 5



왜 아무것도 적지 않아요?


왜 아무것도 적지 않아요?
뭘 써야 할지 모르겠으면 다 써요.
이 한마디가 나를 바꿔놓았다.
<기록의 쓸모>

<기록의 쓸모>라는 책이 있다. 기록 마케터의 쓸모없는 기록이 쓸모가 된 이야기다.


"다 써요. "

오늘의 이야기다.


이런 말을 많이 듣는다.


"매일 블로그에 뭘 쓰지?"

"이런 사소한 이야기를 누가 읽어줄까?"

"별 거 아닌데 이렇게 자랑하듯 써도 되나?"

"이런 것까지 기록해야 해?"


블로그를 쓰면서 나 또한 들었던 생각이다. 블로그 브랜딩 강의를 듣다 보면 사소한 기록도 계속 쌓으라고 한다.

기록을 남겨라
미리 선언하라
자신의 성과를 자랑하라
할 수 있는 것을 알려라
쓸모없는 것들도 기록하라


그래서 기록하기 시작했다. 삶의 모습, 치부, 걱정, 일상, 생각, 경험담, 실패담, 하겠다는 선언 그리고 아주 사소한 성과들을 자랑하며 결과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마음은 쿵쾅댈지언정 때로는 뻔뻔하게, 때로는 당당하게 기록하다 보니 기록한 대로 되어가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기록의 힘이었다. 쓸모없는 것의 힘을 알게 되면 그때부터 내 주변의 것들이 달라 보인다. 행동, 사건들이 어떻게 글감이 될까를 고민하게 된다. 지금 브랜딩을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기록을 쌓아보길 바란다.



무엇을 기록할까?



1. 나의 실패담 기록하기

기록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사람들이 읽어주는 기록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문제이지 않을까? 얼마 전 <박선호 작가>북토크에서 질문했다.


"어떻게 하면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어요?"

"나를 낮추면 글은 재밌어져요."


여기서 말하는 재미는 읽고 싶은 글을 말한다. 실수한 이야기, 실패한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흥미롭다. 동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말하기 민망한 이야기들을 자세하게 풀어서 쓴 글을 보면 오히려 당당해 보이고, 인간미도 느껴지고, 응원하는 마음이 생긴다. 동네 친구 같은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


나의 실패담 : 사춘기 딸, 죽을 것 같이 싸우고, 미친 듯이 살아가라.

블로그에 사춘기 딸과 죽을 것 같이 싸운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 그래도 교육자인데 육아의 실패담 같은 이런 민낯을 이렇게 자세하게 써도 되나? 생각이 들었는데 이웃의 글에서 사춘기 딸 머리채 잡은 상담샘 이야기, 아들과 몸싸움을 벌인 리얼스토리를 읽으며 나도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공감도 되고. 내 글에 많은 분들이 위로와 공감의 댓글을 달아주셨다. 그때 만난 이웃은 여전히 찐 이웃으로 소통하고 있다. 나의 실패담이 누군가에게 용기가 될 수 있다. 그러니 실수든, 실패든 당당해 써보길 바란다. 나의 글을 쓸 때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런 생각이 치고 올라온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나를 형편없는 사람으로 보면 어쩌지?'

그런 때 이렇게 생각해보자.


"사람 사는 모습 다 똑같다."



2. 작은 성과도 뻔뻔하게 기록하기

민망함. 이 말이 가장 적당할 것 같다. 민망하다. '나 이거 했어요.'를 별로 말할 일이 없다. 그런데 글로 쓰려니 처음에는 쓰고 지우고를 반복했다. 그러다 내게 말했다. '뻔뻔해지자.'


누가 나를 알아주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먼저 말해야 한다. 나의 부족함은 참 쉽게 말하는 데 내가 잘한 건 내입으로 말하기 꺼려지는 분위기가 있다. 자랑하는 것 같고, 잘난 체 하는 것 같고. 아이들은 이걸 참 잘한다. 아주 사소한 것도 올림픽 메달이라도 딴 것처럼 자랑한다. 그렇게 자랑하는 아이의 욕구는 인정, 칭찬이다.


'나 좀 봐주세요.'

'나 칭찬받고 싶어요.'

'나 인정받고 싶어요.'

그런데 이 마음은 대놓고 말하지 못할 뿐 어른이 되어도 마찬가지다. 칭찬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


아이처럼 당당히 요구하자.


"저 오늘 김치 담그기 성공했어요."

"우리 아이가 오늘 받아쓰기 90점 받았어요."

"일주일 변비 오늘 드디어 뚫렸습니다."

"아침에 30분 일찍 일어나기 성공했어요."

"드디어 블로그 글 썼어요."

"저 진짜 열심히 준비해서 이 만큼 이루었어요. 칭찬해주세요."


당신의 솔직한 고백에 야유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뻔뻔하게. 당당하게 기록해보자.

당신이 이루어낸 자랑스러운 성과이므로.



3. 할 수 있는 것 기록하기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 이 또한 2번과 연결되는 일일 것 같지만 또 다르다. 내가 그동안 해온 일들을 기록하다 보면 "나 꽤 괜찮네~"자존감도 상승한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하면 흔히 과거의 직업, 자격 이런 것들을 생각하지만 그것에 갇히면 계속 그 일에서 맴돌게 된다. 현대는 연결의 시대이다. 익숙한 것들이 만나 얼마든지 새로운 일을 창조해 낼 수 있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사소한 일들을 자세하게 나열해보자.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컴퓨터로 글을 쓸 수 있다.''아들을 웃기는 재주가 있다.'등등. 수만 가지도 나열할 수 있을 것이다.


4. 진솔한 마음을 기록하기

진실의 힘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아무리 사소한 이야기도 그 안에 사람의 진심이 담기면 소중한 이야기가 된다. 내가 실제 경험한 것, 실제 감동을 받은 것,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진심을 다해 기록해 보자. 사람들은 다 알아본다. 진심인지 거짓인지. 한 번은 속을 수 있다. 그렇지만 두 번은 속지 않고 떠나간다. 반면에 꾸준한 진실함은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전문성이 없어 보여도, 유치해 보이더라도 그것이 내 진심이라면 솔직하게 기록해보자. 더 많이 솔직해질수록 더 닮은 사람들이 당신 곁으로 모인다.


5. 쓸모없다고 느껴지는 것도 기록하기

쓸모없음의 기준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글로 써봐야 그 사건이 정말 쓸모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다. 나에게는 쓸모없지만 누군가에게는 엄청 쓸모 있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러니 나에게는 너무 익숙해서 '이까짓 것' 할만한 아주 사소한 일. 예를 들면 시장에서 야채 싸게 사는 방법, 아기 기저귀 가는 노하우, 서울역 버스 환승 방법 같이 내가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는 행동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기록해보라.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서툴고 도움이 필요한 일이 될 수 있다.


특히 자신의 직업에 관한 일은 너무도 익숙해서 다른 사람도 알고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건너뛰고 어려운 이야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 내 글을 읽는 독자는 중학교 1학년이라고 생각하라. 중학교 1학년이 내 직장에 방문했다면 당신은 무엇을 먼저 이야기해줄 것인가. 나도 생각해 보니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만약 중학생이 우리 유치원에 견학을 온다면 나는 급식실과 화장실 위치를 먼저 알려줄 것이다.




기록하니 달라진 것 들


기록할 때는 몰랐던 글이 1년 후의 나에게 용기를 주고, 1년 전의 고민을 보면서 이만큼 성장했구나 알게 된다. 나의 기록을 함께 해온 사람들은 친구보다 나를 더 잘 알아서, 줌으로 처음 만나고 오래 만난 친구처럼 정겹다. 그동안의 애씀을 알기에 작은 성과에도 함께 축하해준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사람들과 연결되는 기분은 짜릿하기까지 하다. 나 스스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나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할 수 있다고 선언하고, 이루어 가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니 '나도 할 수 있구나.' 자존감이 높아지고,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 새로운 가능성과 잠재력이 깨어난다. 브랜딩이 별거인가. 기록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를 정의하고, 나를 알리는 일이 되고 있다.


알고 보니 나는 습관적 기록러였다. 작은 노트, 메모지에 끄적이는 걸 좋아했었다.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글감을 기록하다 보니 어느새 기록 자체가 안정제가 된 것 같다. 이제는 발행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기록을 위한 기록을 한다. 블로그에는 임시저장글이 300개 쌓여있고, 나의 '10분 생각 쓰기' 파일에는 A470페이지의 글이 있다. 지금도 머리가 복잡하면 10분 생각 쓰기 파일을 열어 10분~30분 글을 쓰고 나면 우울한 마음도, 답답한 마음도 풀리고 즐거운 에너지가 생겨난다. 기록으로 달라진 일상이다.



사소한 점들이 모여 내가 된다


그냥 되는 것은 없다. 무수한 고민과 행동, 실패를 지나 지금의 당신의 모습이 되었을 것이다. 내가 걸어오며 찍은 걸음. 그 점들이 연결되어 길이 된다. 그 사소한 점들을 흘려보내지 말고, 하나하나 기록으로 남겨두길 바란다. 그 점들이 모여 어떤 모양을 만들어 낼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오늘 나의 '기록'이
생각의 도구가 되고
나를 성장시키는 자산이 된다.
<기록의 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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