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다는 말만으로는 도저히 설득되지 않는 아들과 딸에게
사랑하는 주원아, 주하야!
오늘 아침엔 다이어리 맨 뒷페이지에 써 놓은 2025년에 완독한 책의 목록을 열어보았단다. 올해는 지금까지 26권의 책을 읽었다. 완독한 책만 써 두었으니 사실은 훨씬 많은 책을 읽었다 덮었다 했단다. 한 권 다 읽고 나서 다른 책 펼쳐서 읽지 않고 병렬 독서를 하고 있으니, 지금도 읽다 말고 책장을 접어놓은 책이 여러 권이란다. 주로 자기 계발서나 뇌과학, 심리 분야의 책이 끌려서 자주 선택해. 그리고 시간 날 때마다 읽는 에세이와 동료 작가의 책들, 선물 받은 소설 몇 권과 독서 모임에서 선정해 준 책도 함께 읽고 있어. 책에서 얻는 정보와 재미도 참 좋지만 다른 사람의 경험을 통해 나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점,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것까지 생각해 볼 기회도 갖게 된다는 점,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이 커지고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 언제 어디서나 책 한 권만 있으면 깨달음과 감동, 각오까지도 챙길 수 있다는 점이 참 좋더라.
조금 더 나은 인간으로 살아가는 데 책이 도움을 준다는 건 거부할 수 없는 진리란다. 책이 주는 본질적 가치 외에 도구적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 있어? 좋으니까 그냥 읽어라 하면 좀처럼 설득이 되지 않는 요즘 학생들에게, (대표 격인 주원이, 주하에게) 학생인 너희들이 왜 독서를 해야 하는지 조목조목 짚어 줄게, 잘 읽어 봐.
교실마다 책 좋아하는 아이들이 하나씩은 있지? 이런 아이들은 선생님이 설명하는 많은 것들에 대해 ‘도대체 저런 것까지 알고 있단 말이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 배경지식이 풍부한 상태지. 이미 한 번 가 본 장소에 대한 설명을 듣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이해도가 다를 거라는 건 충분히 알겠지? 독서를 통해 다방면의 배경지식을 두루 갖추고 있는 아이가 학업성취도가 높을 확률도 높아지지. 독서를 통해 진로를 탐색하고 흥미 있는 분야를 찾아가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거야. 관심 있는 분야의 책, 관련된 인물의 위인전이나 자서전을 읽으며 미래의 진로를 상상해 보고 준비할 수도 있을 거고 수업 시간 내에 작성해서 제출까지 해야 하는 글쓰기 수행평가, 말하기 수행평가, 보고서 작성하기와 프로젝트 평가까지, 모두 독서를 통해 풍부한 인풋을 경험한 아이들이 아웃풋에도 유리한 결과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 대학 입시에서 생기부 전형을 노리는 아이들은 독서 기록을 잘 관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는구나. 내신 1등급은 아니라도 생기부에 독서 기록을 차곡차곡 쌓은 아이가 더 좋은 입시 결과를 받아보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해. 그러니 책 읽는 것도, 결과를 관리하는 것도 소홀히 하면 안 되겠지? 처음부터 독서에 흥미를 들이기는 어려우니까 재미있고 가벼운 책부터 골라 읽어보고, 매일 저녁 가족 독서 시간에 참여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온 가족이 같은 책을 읽으며 이야기 나누는 시간도 가져보고 책과 관련된 장소를 찾고 추억을 쌓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구나! 오늘은 그 첫 책을 뭘로 할지 한 번 정해볼까? 광복절이니 역사 분야 책은 어떨 것 같아?
2025. 8. 15.
사랑하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