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의 자기 긍정
추운 겨울 밤, 어딘가 허무한 퇴근길.
전철역 앞에 노숙자가 한 명 있었다.
이유 모를 민망함을 느끼면서도 결국 그에게 다가가 가방 속 샌드위치 네 조각을 건넸다.
스스로를 사랑할 이유를 찾기는 너무 어려운데,
스스로를 창피해 할 이유는 언제든 시시때때로 떠오른다.
그럴 때 생각해 보자.
다른 모든 게 어떻게 되었든,
너는 적어도 그 날 샌드위치 네 조각을 건넨 사람이었다.
샌드위치 네 조각은 그에게 도움이 되었을까,
그 뒤로 본 적도 없는 이를 이런 도구로 사용해 버려도 괜찮은 걸까,
수많은 의문이 뒤따르지만,
좀 더 여물어 어엿한 자기긍정이 가능해지기까지 잠시만 이렇게 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