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간다면 레만호수

Geneva, Switzerland #13: 마치는 글

by Jeannie

이번이 마지막 제네바 출장일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던 때가 생각난다. 제네바에 가는 비행기에서 회사 언니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그때 이미 나는 다른 부서로 옮길 때가 된 것 같다는 생각에 이동을 추진 중이었지만 결정된 것은 없어서 아직 고민 중이라고밖에 말하지 못했다. 그 순간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제네바 출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래서 제네바를 기억에 새기기 위해 모든 것을 더 유심히 보고, 모든 순간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일도 더 열심히 하고 사람들에게도 잘하려고 했다.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제네바에 다녀오고 나서 추진 중이었던 부서 이동은 계획대로 진행이 되었고, 이제는 언제 다시 제네바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상하다. 자극적이거나 임팩트가 있지는 않았는데 계속 생각나는 진국 같은 곳이 제네바다. 어쩌다 일 때문에 가게 된 곳이지만, 어느새 그곳에는 몸이 고단할 때 밥 먹으러 가는 식당이 생겼고, 마음이 답답할 때 산책하는 길이 생겼고, 일을 할 때 노트북을 들고 가는 카페가 생겼다.


이제 제네바에 갈 계획은 없지만, 비행기에서 진로 고민을 나눴던 그때가 마지막이었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다시 제네바에 간다면 가장 가고 싶은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역시 레만호수다. 햇살 좋은 날 레만호숫가를 걷다가 젤라또를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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