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전환이 필요했다. 근래 마음 한 구석에 정리해야 할 것을 정리하지 못한 것 같은 찝찝한 마음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몸을 움직이는 것이 도움이 되곤 했다. 꽤 오랫동안 미뤄둔 일을 하기로 했다. 프로필 사진을 바꾼 것이다. 오래된 내 얼굴을 과거에 두고, 새 얼굴로 시작하고 싶었다.
아주 오래간만에 자화상을 새롭게 그렸다. 최근 찍은 사진을 그림으로 옮겼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저 생각하는 모습으로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생각, 생각에 맞춰 손을 움직여야 한다는 의지 같은 것만이 머리를 채웠다. 40분 남짓을 들여 그림을 대강 마무리했다. 그리고 이메일, 소셜미디어에 걸린 프로필 사진을 모두 바꿨다.
이미 많이 변했지만, 더 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