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생일이었다. 평소 믿고, 좋아하는 선배께서 운동화를 선물로 보내주셨다. 자신을 위해서 무엇을 해주는지에 대해서 얼마전 만났을 때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 때 나는 가끔 운동화를 산다고 이야기했다. 그 말을 어쩌면 떠올리셨던 것 같다. 선배는 꽃길만 걸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으셨다고 했다. 다른 선후배, 친구들도 응원의 마음을 담아 축하를 해주셨다.
근래 사는 일이 뭘까, 왜 이렇게 폐를 끼치며 살까, 그래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해온 공부를 일단락 지어야 하는 시점이 점점 다가오면서 공부를 하며 산 지난 시간의 의미도 정리해보자 마음먹고 있기 때문이다. 공부를 하며 살겠다고 선택하고, 하고 싶은 범위로 공부를 좁히고, 또 거칠게 내린 내 선택을 감당하려고 아등바등하며 살면서 의도치 않게 많은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있는 것 같다.
폐를 끼치지 않고 깔끔하게 사는 인생을 살고 싶었다. 그러나 살다보니 사람들 사이에서 사는 일 자체가 먼지를 일으키는 일 같아서 깔끔하게 사는 것이 쉽지 않겠구나, 어쩌면 불가능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날이 많다.
깔끔할 수는 없어도 너저분하게 살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내가 받은 것들을 갚자고 다짐하며 산다. 그러나 당장에 다 갚고 살 수 없는 현실을 항상 마주 한다. 그럴 때이면 그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일으키는 먼지가 의미 있는 움직임이 일으킨 것이 되게 하는 것 뿐인 것 같다는 생각에 닿는다. 한편으로 지금은 먼지만 일으키지만, 살다보면 나도 언젠가 먼지만 일으킬까봐 걱정하는 누군가에게 지금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처럼 좋은 사람으로 있어줄 수 있겠지 하는 마음도 조심스레 품는다.
새 신을 신고 꽃길을 향해 성실하게 걸어가겠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