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 있는 삶을 위해 정돈이 필요해.
자신의 필요와 욕망을 채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그것을 선택하여 빈 곳을 채우며, 즐거움을 느끼는 일을 위해 온전히 시간을 쏟는 생활을 동경한다. 토요일에 본, 일러스트 작가 루이스 멘도(Luis Mendo)의 전시회에서 본 작가의 삶의 모습이 내가 동경하는 그것을 닮아 있었다.
(루이스 멘도 작품 전시, "문도 멘도: 판타스틱 시티 라이프"는 그라운드 시소 서촌에서 2023년 12월 3일까지 진행된다. 전시회에 대한 짧은 감상은 https://blog.naver.com/karmarete/223255463309)
루이스 멘도의 유니클로 경량패딩에 대한 메모를 보며, 그에게 매력을 특별히 느꼈다. 전시된 그의 필통에서 본 세일러 커스텀 헤리티지 912 만년필에서 그의 취향에 흥미를 느꼈지만, 유니클로 경량패딩에서는 그의 삶에 대한 태도에 관심을 갖게 됐다.
문득 내가 지난 몇 달 동안 샀던 물건들이 어떤 것이었는지, 내 생활과 삶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생활하면서 부족한 것을 채우고,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할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챙기기 위해서 산 것들보다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에서 과거의 내 서사와 특별히 관련 없는 것들을 산 것 같았다.
그동안 쓸모를 떠나 만족을 얻으며, 애정을 갖게 했던 물건이 내게는 드물었다. 베트라(Vetra)의 코튼 프렌치 워크 재킷이 특별히 마음에 들었을 뿐이다. 그것 말고는 한동안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향한 욕망의 맷돌을 돌리며, 내가 가진 것 말고 다른 것을 원하고, 다른 것 다음에 또 다른 것을 떠올렸다.
예전에 한 선배와 일의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 "무언가 사기 위한 것"으로 정의하는 선배의 생각을 들은 적이 있다. 일을 통해서 우리는 원하고 필요한 것들을 사고, 그것들로 채워진 공간과 생활을 바탕으로 삶을 이루어간다.
나의 삶 속에서 일과 소비가 선순환의 구조를 이루고 있을까? 조금 더 윤기 있는 삶을 위하여, 생활을 채우는 것들을 정리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