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감] 카푸치노를 찾아서

수요일에 쉬어가며 읽는 감상문-쉬어감 (4)

by Karpos Institute

카푸치노가 좋아서 최근 며칠, 서로 다른 커피점에서 카푸치노를 마셨습니다.
좋아하는 음료라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 외에도, 각 매장의 거품 질감과 시나몬을 뿌리는 방식, 양의 차이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당연한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카푸치노는 어떻게 시작되었고, 이름은 어디서 유래되었을까.

생각보다 블로그와 브런치에는 카푸치노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저는 사실 ‘좋아졌다는 기분’을 나누고 싶었고, 거품을 만들기 위해 견뎌야 하는 수고와 시간을 쓰고 싶었는데, 비슷한 글이 많다는 사실에 잠깐 글감을 잃은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름의 유래를 찾아보는 과정에서, 카푸치노(cappuccino)라는 말이 카푸친(Capuchin) 수도회와 연결되어 설명된다는 이야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연결고리 끝에서 성 프란치스코를 다시 만나게 되었어요.


빈자의 성인, 오상(五傷)의 상징으로 알려진 그 인물. 최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름을 택한 성인이기도 합니다. 저는 ‘대단한 성인’이라는 말로만 알고 있던 프란치스코를 조금씩 찾아보았습니다.

자연과 대화하고, 동물에게도 설교했다는 전승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가 성 프란치스코의 영성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는 점도 떠올랐습니다.
우리의 집이자 모체 같은 자연을 어떤 태도로 대해야 하는지—신앙의 언어로 다시 말해주는 문장들이었지요.


카푸치노는 시간이 걸립니다. 그만큼 노력이 듭니다.
잘 만들어진 거품과 시나몬 향을 지나, 커피향이 부드럽게 올라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짧은 순간에 저는, 얼굴을 기억하지 못할 바리스타의 노고와 그가 만들어낸 마음과 조용히 대화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온라인으로 미리 주문하고, 기다리는 시간을 절약하고, 테이크아웃으로 들고 나가는 커피로는—그런 여유가 잘 생기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당신의 한 잔은, 누구와의 대화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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