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개발, 개발을 삶] (12) 보라, 보라해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는 건 아름다움이다.

by Karpos Institute

전 BTS 팬인 아미는 아닙니다. 그들 음악 중 좋아하는 곡들이 있지만, 그들의 음악 장르는 제 취향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BTS가 음악과 사람을 이해하고 대하는 자세를 좋아하고, 어떤 경우에는 존경합니다.

그들은 이해, 연민, 공감, 연대하는 이들이기에 그렇습니다.

2018년 UN 총회 기간 중, 세계 정치 지도자들에게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줄 것과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을 기억합니다.

https://youtu.be/oTe4f-bBEKg?si=dLm9Cj7TrdQpWAdr

(BTS-유엔총회 기간 중 발제, 출처: UNICEF 유튜브 채널)


제가 처음 BTS에 대해 알게 된 건 어떤 외국인들의 댓글을 모아놓은 게시판을 보았을 때입니다.

그때가 ‘피, 땀, 눈물’로 MTV 어워드에 초대받았던 때 같습니다. K-Pop 그룹 최초로 시상식에 참석했고, 탑 소셜 아티스트(Top Social Artist) 상을 수상했었습니다.


전혀 그 아이돌 그룹에 대해 몰라서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그 댓글을 보았는데, 제 기억 속에 남아 있던 문장은 이랬습니다.

“만일 누군가 그들에게 영어로 말하지 못한다고 비난하거나 모욕하면, 그들의 출생증명서를 면전에 던져버리겠다.”

다소 과격하지만 상당한 애정이 담긴 글이었습니다. 그 외국인은 BTS를 좋아하게 된 것 이상으로, 차별에 맞서고 왜 그래야 하는지를 아주 잘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후 이 청년들은 글로벌 스타 반열에 오르면서, 사람들이 보지 못하지만 보아야 할 것을 노래하고, 보지 않으려는 것을 볼 수 있게 노래합니다.

사랑, 상처, 고독, 연대, 슬픔, 기쁨.


현실도 인정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도 함께 노래합니다. 그게 그들의 노래라고 저는 이해합니다.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든 아니든, 팬들은 그들의 목소리와 메시지를 진지하게 듣고—때로는 행동도 합니다.

5·18 민주화운동, 세월호, 코로나 시기를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 같은 것들은 단순한 ‘팬심’으로만 설명되지 않는 결을 남깁니다. 기부를 하고, 선행을 합니다. 페루 팬들은 나무를 심기도 했다지요.


무대라는 공연장이 아니더라도, 그들에게는 어느 곳이든 BTS와 함께하는 자리처럼 보입니다.

어느 곳에서든 스스로 공연장을 가꾸어가는 것 같습니다. 서로를 돕고, 이해하고, 의지하면서요.

국경과 언어, 경제 조건의 벽을 ‘넘는 것’이 아니라 ‘뚫어내며’ 연대하는 모습은 문화가 가진 힘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여러 경계와 벽을 뚫고 나갑니다. 그들의 부드럽고 역동적이며 아름다운 방식으로요.


‘보라해.’ 그들의 보라빛을 떠올리면, 저는 저기 한편 폭탄과 비명, 비난과 비아냥,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한 전쟁터 같은 세상을 다시 보게 됩니다.


동시에, 그 속에서 서로를 부르는 사람들의 얼굴도 함께 보게 됩니다.

말장난 같지만, 저는 이런 대비가 떠오릅니다.

정치 지도자들의 명령을 받은 군인(army)들이 총성과 피를 부를 때,

BTS를 사랑하고 사랑을 보내는 아미들은 함성과 노래를 부릅니다.


지난주에 이어 위정자들에게 다시 묻고 싶습니다. 아니, 말하고 싶습니다.


보라.

귀를 열어라.

보라해—그 보라빛이 가리키는 것을.


오늘의 질문은 이렇습니다.

진정 내 삶과 이 세상이 “나아졌구나”라고, 봄날을 산다고—우리는 언제쯤 말할 수 있을까요?

https://youtu.be/xEeFrLSkMm8?si=pbwcAZm6Os2m5Bul

(BTS-봄날 M/V, 출처: HYBE 유튜브 채널)


心知와 같이 세상을 마음으로 알고, 세상을 밝히는 촛불의 心指처럼 씁니다.

*** 본 계정의 글은 개인의 견해이며,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무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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