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같이 노가리 털 사람 구합니다.

by 재완

새해다.


뭐든 지 새로 시작해야 할 것 같고,

뭐든 지 새로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새해다.


2025년 1월의 첫 주에도 나는 분명 이렇게 생각했고, 매주 글을 쓰자, 가볍게 쓸 수 있는 것부터 꾸준히 쓰자 다짐했다.


하지만 텅텅 빈 나의 브런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매주 쓰기는커녕 매우 간헐적으로 썼으며, 그 마저도 꾸준히 쓰지 못했고 시작한 것을 마무리도 짓지 못했다. 딱 10개만 써보자 시작한 것을 왜 끝내지도 못했을까 생각해 보면 '내가 자주 쓰던 스타일이 아니라서'라는 결론이 나오기는 한다. 하지만 이 것은 결국 핑계다. 내가 자주 쓰던 스타일이 어딨 나, 나는 글을 자주 쓰는 사람이 아닌데.


올해도 도돌이표처럼 다시 매주 글을 쓰자, 가볍게 쓸 수 있는 것부터 꾸준히 쓰자 다짐했고 그 다짐의 첫 글을 무작정 휘갈기며 쓰고 있다.


올해의 다짐이 작년과 달라진 점이라면,


하나, 최근 2년 간은 소설을 쓰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인간에 대한 관찰과 깊이가 부족한 나란 인간은 소설을 쓰는 것에 한계가 많았다. 해서 올해는 에세이를 가장한 일기를 꾸준히 써보려고 한다. 이는 내 삶에 대한 소소한 기록이 될 수도 있고, 인간과 삶에 대한 관찰이 될 수도 있다.


둘, 브런치에 바로 글을 쓴다. 퇴고하고 고민하면 결국 올리지 않는다. 일단 그냥 쓰고 본다. 지금처럼.


셋, 주간 노가리라는 제목답게 매주 쓴다. 일요일에 그 주를, 혹은 월요일 저녁에 전 주를 돌아보며 기록하려 한다. 월요일까지 느슨하게 열어놓는 이유는 내가 이 다짐을 하며 신청한 글쓰기 모임이 매주 월요일이기 때문이다. 나란 인간은 분명 일요일에 쓰지 않고 그 모임에 가서 쓸 것이 빤히 보이기 때문에, 일요일과 월요일이라는 느슨하지만 매주라는 타이트한 목표를 잡았다.


넷, 거창한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 내 주변의 이야기를 쓴다. 몇 번의 소설 쓰기를 도전하면서 깨달은 것은 나는 타인에게 별로 관심이 없고 인간과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런 인간이 행복과 불행을 다룬 메시지 있는 소설을 쓰려했으니 쓰다 말다 매번 좌절하고 말았다. 내가 겪은 것이라고는 회사 생활 밖에 없어서 회사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쓸 때가 제일 재밌다. 하지만 그것도 머릿속에 뚜렷하게 남은 것들을 먼저 쓰다 보니 금방 소재가 떨어지고 말았다. 때로는 사소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사람의 마음을 더 두드릴 때가 있다. 이번 주간 노가리에서는 그런 것들을 최대한 많이 기록하는 형태로 쓰고자 한다.


1월의 힘은 참 대단하다.

1월이 되자마자 나는 서점에 가서 책을 샀고, 그동안 미뤄왔던 대청소를 했고, 이 추운 날에 산에도 다녀왔고 지금은 글을 쓰고 있다. 고작 한 달 전인 12월에는 단 하나도 하지 않았던 행동들이다. 이토록 단순할 수가.


매월을 1월처럼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의지를 새롭게 다져줄 요인은 분명 존재한다. 2월에는 설 연휴가 진짜 새해 시작이니까, 3월에는 새 학기가 시작되니까(직장인이지만), 4월에는 내 생일이 있으니까 새롭게 태어나는 것 같은 마음으로, 7월에는 한 해의 반이 지났으니까.


1월의 의지처가 느슨해질 때쯤 월 별 핑곗거리를 떠올리며 나를 잘 달래 봐야겠다. 부디 다음 주에도, 다다음주에도 이 노가리가 이어지기를.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