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로 등록한 지 벌써 몇 년이나 되었을까.
정확하지는 않지만 7~8년은 된 듯하다. 작가로 활동했다, 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작가 등록을 한 것이 그 정도 되었다.
그때는 그랬다. 작가로서 뭔가 글을 써보고 싶고,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면 가장 쉬우면서도 보장된 플랫폼이 브런치였다. 브런치는 어느 정도 글 실력이 있는 사람들이 쓰는 곳이라는 믿음이 있었고 그중에서도 감성적인 에세이 중심이라는 이미지가 있는 플랫폼이었다. 그 이후 많은 글쓰기 플랫폼이 나타났지만 좀 더 가벼운 웹소설 중심의 플랫폼이 많다 보니 브런치와 같은 신뢰를 주는 플랫폼은 거의 없었다.
여전히 가을에 하는 브런치북 공모전은 많은 사람들이 응모하고 당선작은 퀄리티가 높다. 당선작들을 읽으며 응모한 나 스스로가 부끄러워질 정도인 작품들도 많았다. 이 정도는 되어야 브런치에서 상 받을 수 있구나, 이 정도 퀄리티는 가져야 하는구나,라는 신뢰의 이미지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브런치가 변했다고 느낀 건 사실 몇 년 되었다. 밀리의 서재가 급부상한 시점부터였을까, 브런치 홈화면에 떠있는 메인 글들이 많이 달라졌다고 느꼈다. 이게 브런치에 연재되는 글이라고? 싶은 글들이 종종 보였다. 글의 장르나 종류가 다양해졌다는 말이 아니라, 이건 그냥 블로그에 정리하는 맛집 포스팅 아닌가 싶은 글들이 보였다. 블로그의 정보 글들을 모아서 책을 내는 경우도 있으니 글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브런치에서 그런 글을 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최소한의 글 분량도 채우지 못한 채 '이게 뭐지?' 싶은 글들도 보였다.
가장 많이 변한 건 바로 '댓글'이다. 글에 댓글이 달리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나 역시도 글을 십몇편을 읽어도 댓글을 남기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 그런데 아직 어디 내놓기에도 부끄러운 내 글들에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어떤 감사한 분이 내 글을 읽고 감상을 남겨주셨을까, 반가운 마음에 클릭한 나는 보자마자 헛웃음이 나오고 말았다.
[잘 읽었습니다! 제 글도 보러 와주세요!]
조회수와 댓글 품앗이라니. 십여 년 전 블로그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블로그 조회수와 방문율을 높이기 위해 했던 것이 블로그 품앗이이다. 내가 10번 가면 10명도 나에게 와주겠지 하는 그런 품앗이. 그 품앗이를 브런치 글에서도 보다니. 언뜻 그 마음이 이해가 되면서도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런 댓글은 마음이 이해는 된다. 요즘은 정말 어이없는 댓글들도 달린다.
[저는 해외에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당신의 글을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곧 한국에 들어갈 텐데 당신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저에게 메시지를 주세요]
가입하기도 까다로운 브런치에서 이렇게 보이스피싱 같은 댓글을 만나다니. 정말 황당했다. 아름답고 감명을 주는 온갖 미사여구는 다 붙이면서 말하고 있지만 보자마자 기분이 나쁘고 어이없는 댓글이었다. 이런 댓글에 누가 정말로 연락을 할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AI가 쓴 것보다도 못한 댓글에 신고를 누르면서 나는 진심으로 궁금했다.
브런치는 폐쇄적인 만큼 그 안에서 보는 것들에 대한 퀄리티는 담보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그 신뢰가 깨지는 듯하다.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브런치를 떠나지 못하고 글을 쓰고는 있지만 이런 불신이 쌓이다 보면 결국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떠나가지 않을까. 브런치를 사랑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