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나발독서]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Secret Action 너는 존재만으로 소중한 사람이란다.

by 우아옹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의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다

저자 김누리
출판 해냄출판사
발행 2020.03.06.


나의 노예감독관님에게
어느 햇살 좋은 날, 맛있는 커피도 마시고 멋진 음악도 들으면서 기분 좋은 추억을 떠 올리며 행복감을 느끼려고 시도해 보세요. 바로 그 순간, 내 안에서 이렇게 속삭일 것입니다.
'너 지금 뭐 하니? 너 지금 이럴 때야? 네가 이러고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은 뭐라도 열심히 하고 있을 텐데. 이러고 있어도 되겠어? 그러면 서서히 내가 너무 안이한 것은 아닌가, 너무 뒤처지고 있지는 않나 하는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위의 글은 '설마 내 안에 노예 감독관을 심어놓았으랴'라고 의심하는 분들을 위해 실험해 보라며 저자가 제시한 내용이다.


그러면서 타인이 착취를 하는 경우에는 착취당하는 자의 내면에 착취하는 자에 대한 저항 의식이 생기지만 스스로 자신을 착취하는 경우에는 내면에 죄의식이 생겨난다고 했다.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자기 착취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읽기를 멈추고 한참을 생각했다.

그동안 나를 괴롭히던 '엄마라서 느꼈던 죄책감'이 내가 인식하지 못한 자기 착취였던 것인가?


첫아이를 낳고 가졌던 아이를 존중하겠다던 마음도.

아이의 친구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쉼 없이 비교하며 우리 아이들이 뒤쳐지질 않길 바라던 마음도.

다정한 엄마이면서 일관성 있는 단호박엄마가 되고 싶던 마음도.

세 아이를 키우면서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런 마음은 매번 제대로 해내지 못할 때마다 깊은 좌절과 죄책감을 주었다.

이것이 내 안에 숨겨놓았던 노예감독관에 의한 자기 착취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죄책감이 마음을 깊은 수령 속으로 곤두박질치게 만들었다.

다행스럽게도 글쓰기라는 고급진 취미를 가지고부터 자기 착취의 늪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안녕하세요! 나의 노예감독관님!

저는 당신의 존재를 이제야 할게 되었네요.

하지만 또 알게 된 사실이 있답니다.

즐기면서 하는 건 자기 착취가 아니라는 것을.

만나자마자 아쉽지만 우리 이제 굿바이 해요~!"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을 흉내 내 보고 싶은 초보 ㅎㅎ)



한국은 헬조선인가요?

우리나라는 선진국 7개국이 가입된 30-50 클럽에 당당히 가입되어 있다.

*30-50 클럽 : 1인당 국민소득 3만불 이상, 인구가 5천명 이상인 나라 7개국(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한국)

가끔 해외여행을 가면 치안문제로 어둑어둑 해지기 전에 숙소로 돌아가야 한다.

또한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어디든 찾아가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화려한 밤문화도 즐길 수 있고 출출한 날이면 새벽에도 맛있는 음식을 언제든지 배달로 시켜 먹을 수 있다.

여행에서 돌아올 때면 "우리나라만큼 편한 나라가 어디 있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또한 깊숙이 박힌 유교문화에 익숙해진 나는 오히려 '시키면 합니다'가 더 편해 우리나라의 군대식 문화가 잘못되었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했다.

그런 나에게는 헬조선은 조금 먼 이야기처럼 들렸다.

하지만 아이들을 키우는 지금 헬조선이 조금씩 선명하게 다가온다.

지옥을 뜻하는 헬과 시대착오적이라는 느낌의 조선이라는 합성어(?)

특히나 시대착오적 교육은 우리 아이들을 헬조선으로 몰아넣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살인적인 경쟁으로 인한 아이들의 자살은 분명 사회적 타살이다.

우리 아이들을 살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탄탄한 사회적 그물망이 필요하다.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의 '인식의 변화'가 절실해 보인다.

아이들이 스스로 자기 해방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에서부터 실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길 바라본다.


Secret Action

저자는 우리나라가 '광장 민주주의'와 '일상 민주주의'가 괴리되어 있다고 말한다.

사브작 독서모임을 통해 토론한 결과 지금 우리는 그 중간 어디쯤에 있는 과도기라는 결론을 얻었다.

이 과도기를 슬기롭게 통과하여 우리의 불행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나를 이해하는 것이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나를 알고 올바른 내가 되어 올바른 아이들로 자랄 수 있도록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존재만으로 너희는 소중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시키는 일

지금 내가 해야 할 사명이다.


그래서 오늘도 아이들에게,나 자신에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존재만으로도 소중한 사람이야!"



그동안 어지럽게 머릿속에 담겨 있던 죄책감들이 이 책을 통해 정리가 된 기분이다.

이런 소중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브작 북클럽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는 멋진 발제문을 해주신 남봉작가님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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