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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아옹 Jun 24. 2023

제주 보름 살기 프로젝트

여름휴가 이야기

 

여행은 언제나 옳다.

우리 가족은 여행을 좋아한다.

아이들이 많으면 여행 가기 힘들겠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오해다.

집에서 복작복작 있는 거 보단 어디든 나가는 게 엄마도 아이들도 더 즐겁다.

우리 가족은 특히 제주도를 좋아한다.

특가가 뜨면 무조건 비행기에 올라탄다.




제주도.

보름.

매번 다니던 짧은 여행이 아닌 나름 긴 여름휴가

그 15일 동안 삼 남매는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이야기를 만들것인가.

처음 보름 살기를 준비하면서 했던 질문들에 대해 우리 가족이 남겨놓은 추억을 기록해보고 싶어졌다.


제주 보름 살기 프로젝트

1. 가족 간에 대화 늘리기
- 매일 저녁 보드게임

2. 마음의 양식 채우기
- 독립서점, 도서관 탐방, 전이수 전시관 관람

3. 신나는 체험하기
- 매일매일 물놀이, 액티브 체험관 방문

4. 공부도 하기
- 아빠학교특강


가족 간의 대화 늘리기

보름 살기의 가장 큰 목적은 가족 간의 대화 늘리기였다.

코로나 덕분에 지칠 대로 지친 우리 부부는 휴직과 재택근무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많았지만 희한하게 함께 즐기는 시간을 갖지 못했다.

보름동안은 아이들에게 집중해서 놀아주자고 다짐했다.

그 방법으로 보드게임을 선택했다.

캐리어 하나 가득 실어 간 보드게임으로 매일 밤 신나게 재잘거리며 놀았다.

물론 매일 하하 호호 웃으면서 끝나진 않았다.

승부의 세계에 승패에 따라 눈물을 흘리는 가 매일 밤 발생했지만 다행히 매일 다른 아이였다.


따로 연습하고도 아빠한테 져서 속상한 막둥이


마음의 양식 채우기

함덕해수욕장 근처 민박집에 자리를 잡았다.

숙소에서 걸어갈 거리에 조천도서관과 독립서점이 있었다.

첫날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조천도서관으로 향했다.

2주간 각자 볼 책을 잔뜩 골라 오면서 재잘재잘하는 삼 남매를 보니 미소가 절로 나왔다.


욕심내서 아이들에게 독립서점의 매력도 보여주고 싶어 다음날 기대를 하고 방문했다.

아이들에게 예스러운 느낌의 서점사진을 보여주며 마치 보물 찾기처럼 지도를 보여주고 서점을 찾아보게 했다. 

서점직원의 응대가 아쉽긴 했지만  온돌방 같은 서점이 아이들은 신기했는지 오래 머물고 싶어 했다.


함덕해수욕장에서 조금 걸어 올라가면 전이수작가의 갤러리가 나온다.

자기 또래 작가의 작품이라는 말에 놀란 삼 남매.

엄마가 아이들을 감싸 안고 있는 그림을 유심히 살피는 딸아이

사진을 찍으면서 딸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했지만 물어보지는 않았다.


신나는 체험

제주에 도착하고 딱 일주일은 햇빛 쨍쨍한 여름날로 숙소에서 나가 눈을 돌리면 모든 풍경이 그림이었다.

우리는 매일 아침밥을 먹으면 마치 직장과 학교를 가듯 자연스럽게 함덕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낮은 돌담길과 30년 전 내가 삼 남매만 할 때 느꼈던 풍경들을 보면서 마치 아이들과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었.

점점 까맣게 탄 얼굴을 하고 자기 동네인 듯 해수욕장까지 뛰어다니는 삼 남매를 보며 행복을 멀리서 찾지 말자는 다짐을 했다.


제주에서 생활한 지 딱 일주일이 된 날, 장마처럼 비가 오기 시작했다.

비 온 첫날은 '비 맞으며 하는 물놀이가 최고지!'라며 즐거웠지만 태풍 같은 비바람과 앞으로 일주일은 비가 온다는 예보에 급 일정을 변경해야 했다.

급하게 렌터카를 대여해서 실내 체험을 다녔다.

물놀이 못지않게 즐겁게 체험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오히려 비가 와줘서 고마웠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아빠학교특강

방학의  특

큰아이는 아빠와 수학특강을, 둥이들은 엄마와 독서특강을 진행했다.

거창하게 특강이라 칭했지만 큰아이는 수학문제집 한 권 , 둥이들은 그림책 읽고 한 줄 쓰기가 다였다.

그래도 덕분에 공부루틴이 망가지지 않아서 여행 후에도 힘들지 않게 일일공부에 적응할 수 있었다.


마치 어제처럼 또렷이 순간순간이 기억 남는 걸 보니 제주 보름 살기는 좋은 추억임에 틀림없다.


제주.

또 가고 싶다.

이제는 그곳에 보고픈 이도 있는데.


날아올라!


여행은 언제나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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