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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윈플레임 Jun 25. 2023

여름휴가 계획을 세워봅니다.

계획인 듯 계획 아닌 듯

본격적으로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고 아이들의 방학일정이 다가오면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 건 아닌가 마음이 들뜨기 시작한다. 


결혼 후로는 휴가 계획을 한번 세우려면 고려해야 할 사항이 꽤 많다. 간단하게로는 우리 부부의 일정과 아이들의 학사일정이고 복잡하기로는 각자의 취향과 시기에 따라 선호되는 장소, 거기에다 항상 휴가에 함께 모시고 다니는 양가 어머님들의 컨디션도 고려해야 한다. 최종적으로는 예산계획까지 한 단계 더 검토가 들어간다.


이렇게 보면 굉장히 심사숙고하여 휴가를 갈 것 같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계획이란 걸 세울 수 없는 사람들이다.

이번 여름휴가계획은 역시나 어느 날 갑자기 이렇게 정해진다.



나 - 우리는 올해 언제 휴가 가지?

남편 - 7,8월에는 바빠서 못 갈 거 같은데.

나 - 그래도 여름인데 당일로라도 어디 가야 하는 거 아냐?

남편 - 그럼 다음 주는 일정 잠깐 뺄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디 갈까?

나 - 나도 금요일 하루는 뺄 수 있겠다. 어디 가지?

남편 - 예전에 무주 계곡 좋던데 거기 갈까? 

나 - 아니야. 바닷가로 가자. 애들이 바다를 더 좋아해.

남편 - 그럼 먼 데는 싫으니까 전에 갔던 만리포 어때?

나 - 그래. 거기 좋더라.

남편 - 숙소 좀 예약해 봐.

나 - 어. (검색에서 제일 먼저 나온 곳을 가리키며) 여기 어때?

남편 - 오 좋다. 거기로 가자.

나 - 예약 완료.



그렇다. 이렇게 세상 계획 없이 충동적으로 휴가지는 정해진다.

둘 중 한 명이라도 좀 더 계획적이면 좋으련만.


예약까지 마치고 그제야 날씨를 찾아본다.

다행히 비 예보는 없고 구름이다.

기왕이면 예보가 틀려서 화창한 날씨면 좋겠다.


길게 어디론가 멀리 떠나면 좋겠지만 그렇게 일정을 잡기가 힘든 우리는 이렇게라도 즉흥적인 여행을 가곤 한다. 요즘은 한 달 살기, 두 달 살기도 많이 하는데 그렇게 할 수 있는 집들이 부럽기는 하지만 가능하지 않은 일을 부러워하기보다는 할 수 있는 방법에 집중하는 편이다.


아쉽지만 우리에게 얼리버드 예약할인 같은 건 없다.

생각나는 대로 여행가방에 담고 떠난다. 빠트리고 온 물건은 없는 대로 지내거나 현지조달한다.

우리 가족은 늘 외친다. 어딜 가던 사람만 챙긴다. 물건은 좀 없어져도 된다.


숙소는 예약했으니 나머지 계획은 현지에 가서 생각한다.

와! 여름이다!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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