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아옹 Sep 24. 2023

엄마도 꿈이 생겼어

엄마 꿈은 작가란다

학교에서 진로테스트를 하고 온 큰아들이 물었다.

"엄마! 엄마꿈은 뭐야?"

"어 엄마는 작가가 되고 싶어!"

기다렸다는 듯이 냉큼 대답하는 내가 멋있게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어깨가 으쓱하며 웃음이 나왔다.




아이가 커가면서 엄마의 조바심은 아이에게 자주 이런 질문을 하게 했다.

"아들! 커서 뭐 하고 싶어?"

유치원부 축구 잘하는 수학자라며 자신의 꿈을 조잘조잘 이야기하던 아이는 어느 날 되물었다.

"엄마는?"

아이의 물음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난 꿈을 꾼 적이 있었나?'


그때부터 아이에게 소위 말하는 '넌 꿈이 뭐니?'라는 뉘앙스의 질문을 할 수 없었다.

딱히 꿈꿔 본 적 없는 엄마로서 양심의 가책을 느껴 터질 거 같은 얼굴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기록하면 이루어진다] 책에서 나폴레온 힐은 말한다.

우리가 무엇을 바라고 있고 행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처한 환경에서 원해야 한다고 믿게 된 것, 혹은 우리가 해야 하리라고 여겨지는 일일 뿐이다."라고.

그것은 모방된 욕망이라고 정의했다.

생각해 보니 난 전형적인 모방된 욕망을 쫒던 사람이었다.

내가 바라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그냥 환경에 의해 물 흐르듯 내가 바라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살았던 거다.

그래서 아이의 질문에 당황스러웠고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이젠 예전의 엄마가 아니야!

내가 당당하게 꿈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건 사브작 북클럽과 사또(북클럽 멤버들)들 덕분이다.

처음부터 나를 찾겠다는 야무진 계획 같은 건 없었다.

단지 너무나 밑바닥으로 내려가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나의 마음을 위해 시작한 브런치였다.

브런치에서 영광스럽게 작가라는 부케를 받고 소소한 내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하니 어두웠던 마음이 점점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되기 시작했다.

200명이 넘는 동기들과 으쌰으쌰 하면서 지하에서 한 계단 씩 마음이 올라오기 시작할 때쯤 사브작 북클럽을 만나게 되었다.

사는 곳도, 나이도, 취향도 모두 다른 11명이 한 달에 2번 줌을 통해 모니터로 만나기 시작하면서 '나'라는 사람은 누구일까?라는 물음이 생겨났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지?'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뭐지?'

이런 철학적 질문은 지금까지 필요 없다 생각했고 애써 외면했던 질문이다.

독서를 하며, 브런치에 글을 끄적이며 어느 정도 해소된 듯했다.

하지만 사또들과의 대화를 통해 나는 내 안에 있는 더 큰 꿈을 알게 되었다.

북클럽에서 각자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토론을 하다 보니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진리를 알게 되고, 나를 목격자입장에서 바라보게 되니 내 안의 내가 보였다.

나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나의 과거를 끄집어 오는 사색의 시간이 많아졌다.

초등학교 5학년때 글짓기대회에 나가게 되었다.

"너는 잘할 수 있으니 잘 준비해 보렴"하는 담임선생님의 말과 표정이 내 머릿속에서 기억나기 시작했다.

그 당시 누구 집 자녀들이어야 대표로 나갈 수 있었던 대회들에 참가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자신감이 업되고 뿌듯했던 거 같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었다는 기억도 내 머릿속 어딘가에서 찾아냈다.

내가 하고 싶었지만 그동안 모른척하고 머릿속 여기저기에 숨겨놓았던 꿈들이 마치 퍼즐의 조각을 맞추듯 하나하나 나오기 시작하니 나에게 흥미가 생겼다.

나는 사브작북클럽을 통해서 진정한 나를 찾고 있는 중이다.

그 끝이 설사 작가가 아니더라도 괜찮다.

나를 찾을 수 있는 용기는 이미 충만하기 때문이다.

"그래, 난 할 수 있어!"

이런 자신감은 나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자신의 꿈을 이야기한다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라 당당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된 엄마를 보며 아이들의 자존감도 많이 향상되었다.

걱정보다는 자신 있게 뭐든 해보고 있는 엄마를 보면서 아이들도 느끼고 있는 듯하다.

'엄마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거 보니 나도 해볼 수 있겠네!'라는 마음.

쉽진 않지만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




혹시라도 지금 마음이 너무나 지쳐 주저 않고 싶다면, 아니 주저앉아있다면

우선 책을 펼치고 북클럽에 참여해 보자.

그곳에 또 다른 '나'가 미소를 띠며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북클럽에 도전하고 싶은 여러분을 위해

곧 사브작북클럽이 찾아갑니다.

기대해 주세요~ 



사브작매거진을 구독해 주시면 매주 11명의 브런치작가들이 새로운 글감으로 찾아갑니다.

하나의 글감,

열한 개의 이야기

골라보는 재미가  있는 사브작매거진

매거진의 이전글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