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뇌를 재설계하는 자기연민 수행

by 재스민

나는 살면서 가장 힘들고 잘 못한 것이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타고나기를 예민하게 타고났고, 성격상 직장 업무든 개인적인 일이든 중간에 문제에 봉착하면 쉽게 처리할 수 있거나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하는 것에 상관없이 일이 해결될 때까지 안달복달, 전전긍긍하는데다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름종이가 기름을 빨아들이듯이 온 몸으로 흡수하고, 거기에 스스로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니 사는 것 자체만으로도 피곤해서 나를 살뜰히 돌볼 여유가 없었다. 특히 직장 생활을 처음시작해서 실수를 남발하던 시절에는, 첨예한 자격지심, 자기 비판에 스스로를 들들 볶아대기 바빴다.


그렇게 2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회에서 구르고, 이대로는 못 살겠다 싶어 집어든 많은 자기계발 서적 덕분에 이제는 예전처럼 안달복달하지 않고, 예전에 비해 많이 여유로워졌다. (내가 혼자서 ‘잘 할 수 있다’를 외친 것만 천만 번이 넘을 것이다.) 또한 몇 년 전부터 듣기 시작한 다양한 강의 덕분에 내가 뭘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도 점차 분명히 알게 되면서 (즉, 나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면 갈수록) 여유의 폭도 점점 더 넓어졌다. 하지만, 이는 과거에 비해 여유가 생겼단 말이지 결단코 기저에 깔려 있는 성격이 바뀌었다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나는 새해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새해에 꼭 이루겠노라고 적어 놓은, 사소하지만 해야 할 일들을 줄줄이 소시지처럼 적혀 있는 to-do-list를 보면서 다 지키지 못한 것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내 머리 속은 매일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을 적어 놓고, 이를 매일매일 척척 지키면서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일취월장하는 나 자신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현실은 뒹굴거리면서 끽해야 10~15분 정도 걸리는 일조차 제대로 못해내고 있으니, 게으른 자신에 대한 실망감, 자책, 자기 비판이 하늘을 찌를 때, 이 책 “마음 챙김”을 만났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게 “괜찮다”고 다독여 주는 것 같았다. 계획을 모두 실천하지 못해도 괜찮고, 내가 되고 싶은 멋진 사람이 못 되어도 괜찮고, 남들처럼 똑똑하거나 부유하지 않아도 괜찮고, 그냥 나 자신인 그대로도 괜찮다고. 다만,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고 받아들이면서, 현재에 집중하고, 아주 조금씩이라도 (5%, 그것이 힘들면 1%라도) 나아지는 삶을 살자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


나이를 먹고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실제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것이다. 막연히 좋아 보여서 수강했던 강의를 첫 수업만 듣고 바로 취소한 적도 있고, 그냥 한 번 별 의미없이 한 번 들었던 강좌가 좋아서 심화학습까지 수강한 적이 있다. 그러나 우리 삶의 모든 부분이 강의 선택만큼 쉽지만은 않아서 무엇이든 선택해서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어렵기만한 과제일 수밖에 없고, (특히, 관계의 맺고 끊음이 그렇다고 생각된다. 어떤 관계이든 나와 상대방의 감정의 깊이와 폭은 차이가 있기 마련이니까) 더구나 선택의 결과가 실패일 수도 있다는 두려움은 선택하고 결정해서 앞으로 나가게 하기 보다는 종종 현실에 주저 앉혀 안정을 택하게 하곤 한다.


이 지점에서 이 책은 나아갈 수 있다고 격려해주고 있다.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하고, 경험을 많이 쌓기 위해서는 나쁜 선택을 많이 해봐야 한다”고. “내가 매일 일상에서 하는 결정 하나하나가 경험으로 쌓이고, 각각의 경험은 늘 다음의 결정을 위한 배움의 기회”라고. 실수마저 발전의 일부이니 마음껏 실수하고 배워서 앞으로 나아가라고.


그래서 나도 다시 한번 시작해 보려고 한다. 점점 길어지는 to-do-list를 표로 만들어서 날짜별로 실천 여부를 확인하려고 한다.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시작했지만 중도에 흐지부지된 감사 일기도 다시 시작해 보려고 한다. 매일 전부를 실천하지는 못해도, 실수를 해도, 친구를 응원하듯 나를 응원해서 조금씩 발전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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