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발 Nov 08. 2020

옛날에 우리 엄마가 끓여주셨던

사용자 경험은 때로는 과학적이지 않다

음식 관련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늘 인터뷰 상황에서 나오는 말이 있다.

바로 이 맛이에요.”

우리 엄마가 만들어 주셨던!”, “우리 할머니가 끓여 주셨던!”

음식의 종류도 무한대어느 식당을 가서 인터뷰해도 비슷한 표현을 사용한다.     


사용자 경험의 관점에서 보면 본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표현이다

맛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일까느낌과 분위기를 기억하는 것일까재료의 비슷함 때문일까?

'손맛'을 정의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

각자의 머릿속손맛과 엄마가 끓여 주셨던 의미와 실내용은 다를 것이다아마도 종합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개인의 아름답고 따뜻한 기억일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아빠가 해준 음식이기도 하고 누나언니오빠동생인 경우도 있을 것이다가족과의 추억을 기반으로 한 냄새가 공간을 기억하는 것일 것이다.     


우리가 만드는 제품에 대해 사용자 관점에서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어떤 느낌을 줄 것인지첫인상은 어떨지 우리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서 다양한 방법과 사례를 연구하고 유사 서비스의 고객까지도 분석하게 된다기본적으로 데이터를 확인하고 체계적이고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확보를 위해 비용을 활용하여 분석하게 된다


정성적 데이터 역시 마찬가지이다각자의 '손맛기준이 다르듯 고객 개개인의 경험은 아주 사소한 차이가 있다그렇기에 지속적인 인터뷰와 관찰이 그들을 알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것이다.     

설문 조사 200인터뷰 15관찰 10시간통계자료 3가지언론 보도자료 2논문 1편으로 나는 고객의 생각과 구매에 대한 정도를 파악할 수 있을까?

절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그리고 시간에 따라 그들의 경험과 관점도 변할 텐데 기존의 조사 자료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을까절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방법론의 함정에 빠져 과제를 끝내려 하는 듯 한두 차례 진행하고 멈추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 한 번이라도 그들이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 것인지 파악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엄마가 옛날에 끓여 주셨던 음식은 정말 맛있었지만 지금 만들어 주시는 음식은 더 맛있다.

우리는 결과보다는 그것이 왜 그런 것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창업가 개인의 경험도 중요하지만그보다는 고객의 고민과 결핍을 알아야 하고 그들이 표현하는 방식까지도 고려하고 고민해봐야 한다     


예측이 맞으면 참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으므로 우리는 시장과 고객에 맞춰가는 경험을 지속해서 실행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나만을 위한 작품을 만들게 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맥락과 눈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