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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s Feb 18. 2024

아델 보러 런던에 다녀왔습니다(3)

따뜻하고 소박한 슈퍼스타

 아델의 Hello를 듣는 순간 울컥했다. 스탠딩에 서있는 사람들 모두 울컥한 게 느껴졌다. 아델은 오죽했을까. 오랜만에 수만 명의 관객들 앞에서 공연하는 기분은 어땠을까.


첫 곡이 끝나고, 아델이 관객한테 인사를 하는 순간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우와, 나 진짜 아델을 보고 있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이때까지만 해도 코로나를 대하는 세계 곳곳의 정책이 달랐기 때문에 런던행 비행기를 타는 순간까지도 마음을 졸였다. 다행히 별일 없이 비행기를 타고 무사히 도착했고, 페스티벌도 캔슬 없이 진행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감사했다. 공연 당일 날씨가 좋았던 것도 감사했다.


공연은 혜자스러웠다.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델은 1집부터 4집을 넘나들며 18곡을 불러주었다. 그리고 나는 그 시간 동안 울다 웃다 하며 열심히 떼창하고 즐겼다.


아델의 공연에는 꼭 등장하는 두 가지가 있다. 바로 Someone Like You 떼창과 팬서비스. 아델의 팬이라면 한 번쯤 꿈꿔보는 것.


01. Someone Like You 떼창

Someone Like You는 전 세계 사람들 모두가 아는 히트곡이다. 발매된 지 10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명불허전 아델의 최고 히트곡이다. 그리고 아델의 팬이라면, 이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부를 줄 알아야 한다. 이날도 곡 중반부부터 관객에게 마이크를 넘겨주었고, 우리는 열심히 떼창 했다. 아델은 오랜만의 떼창에 감동을 받았는지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고, 공연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도, 사람들이 이 노래의 가사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 감동적이었어요"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02. 팬서비스

아델은 팬서비스로 유명하다. 매 공연 팬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는데, 무대를 돌아다니며 공연 당일 생일을 포함한 기념일인 관객이 있는지 물어보고 어디서 자신을 보러 왔는지 물어보기도 한다. 그리고는 공연 중반부에 T-shirt Cannon을 들고 나오는데, 일종의 총? 같은 거다. 보통 친필 사인이 담긴 티셔츠와 편지, 현금 20불 정도가 들어가 있다. 이번 공연에도 캐논을 들고 나와 팬들과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심지어, 내일이면 성인이 된다는 플랜카드를 들고 온 어느 팬에게는 '내가 첫 술을 사줄게'라며 잊지 않고 현금을 전해주기도 했다. 모든 아티스트에게 팬이란 존재는 특별하겠지만, 아델은 유난히 팬들에게 친근하게 대한다. 따뜻하고, 소박한 슈퍼스타라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출처: The Sun, 트위터

When We Were Young과 Love Is A Game을 끝으로 공연은 마무리되었다. 시간이 어떻게 간지 모를 만큼 벅차도록 행복했고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아델은 공연을 마치며 "오늘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번 앨범이 누군가에겐 실망감을 줬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제 음악과 무대를 무엇보다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래 걸렸지만, 이제 다시 여러분을 만날 준비가 되었어요. 제가 사랑하는 런던에 돌아와 공연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합니다."라고 말했다.

공연은 정말 끝이 났고, 하이드파크를 떠나는 발걸음은 무거웠다. 나오는 길에 기념으로 페스티벌 맵을 구하러 인포메이션 부스에 갔다. 한국은 보통 무료로 제공하는데 돈 주고 사야 한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직원이 딱 1개 남았다며 럭키걸이라고 하길래 바로 구매했다. 조금만 늦었으면 못 구할 수도 있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다니! 여기 온건 운명이라고 혼자 생각했다. 후회 하나 없는 특별한 경험이었고, 다음엔 VIP 티켓으로 더 앞에서 봐야지 하는 다짐뿐.


아쉬운 마음은 모두가 똑같았는지 하이드파크를 나오는 내내 사람들은 아델의 노래를 다 함께 부르며 걸었다. 숙소에 돌아가서 찍은 영상들을 되돌아보며, 행복하게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마지막 런던을 즐기고 귀국했다. 그렇게 나의 첫 해외 원정 공연을 빙자한 여행이 마무리되었다.


2022.07.01 아델 BST Hyde Park 공연 셋리스트


그로부터 2년이 다되어 가는 지금, 기회가 된다면 또 아델이 공연하는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지낸다. 그러나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현재 아델은 작년부터 라스베가스 레지던시에서 'Weekends with Adele' 마무리 단계에 있고, 올해 여름 독일에서 공연 계획이 잡혀있다. 그리고 루머에 따르면 하반기 런던에서도 공연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토트넘 경기장, 웸블리 등 서로 아델에게 대관을 해주겠다며 난리라고. 런던에서 공연을 하게 된다면, 그 공연을 끝으로 4집 <30>의 활동도 끝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최근 라스베가스 공연에서 아델은 "아마도 당분간은 앨범을 만들 생각이 없어요. 하지만, 다음 앨범을 발매할 때는 꼭 여러분 계신 어디든 가보도록 할게요."라고 언급했다. 개인적으로도 다음 앨범 때는 좀 더 큰 투어를 계획하고 있는 듯하다. 팬으로선 행복한 소식이지만 그녀가 온전히 행복할 수 있는 공연만 했으면 좋겠는 바람이다. 아델의 5집이 나오기까지 또 열심히 기다려야지. 다음에 꼭 또 봐요 우리!


 I know I stay away for six years at a time, but it's only so I can live, and love,
and laugh and feel everything
- Ade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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