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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s Feb 27. 2024

무려 8년 만에 떠나는 나의 또 다른 고향, 싱가포르

이제는 여름을 사랑하게 되어 더 설레는.

고등학교 3년 내내 지냈던 싱가포르로 무려 8년 만에 여행을 떠난다. 졸업 후 한 번의 여행으로 갔던 것을 제외하면 처음이다.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나라 싱가포르로 출국하기 일주일도 남지 않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마지막으로 갔던 2016년에 비해 더 좋아졌다고 익히 들어서 기대가 된다. 팬데믹을 지나며 물가와 환율이 미친 듯이 오른 게 충격적이지만. (분명 1싱달러가 800원대였는데 지금은 1000원에 가깝다...)

싱가포르는 나에게 애증의 나라이다. 여러 이유로 낯선 싱가포르라는 나라에서 3년간 고군분투하며 지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영어를 잘하는 편에 속했음에도 고등 과정을 영어로, 그것도 어렵기로 소문난 IGCSE와 IB Diploma를 해내야 했기에 힘들었다.


한국인이 드물었던 국제학교에서 친구들과 친해지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해야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좁혀지지 않는 갭은 항상 있었다. 애초에 그들과 나의 상황이 달랐기 때문에. 나는 유학생이었고, 그들은 다른 나라에서 부모님의 파견으로 왔기에 공부에 그다지 목숨 걸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지금 생각해도 놀거리가 가득한 싱가포르에서 최대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학업에 집중했던 그 시절의 나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싱가포르는 1년 내내 여름인 나라이다. 지금은 여름을 가장 사랑하는 계절로 꼽지만 그때는 아니었다. 다행히 수영을 어릴 때부터 좋아했어서 거의 매일 수영을 하며 놀았던 기억이 난다. (대부분의 싱가포르 아파트에는 수영장이 있다.)  


날씨를 포함해서 그때 더 즐겼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늘 있는 곳이다. 항상 현실을 떠나야만 알게 되는 그리움이랄까. 학창 시절에 많이 즐기지 못했던 싱가포르를 대학생이었던 2016년 1차로 즐겼고, 사회생활 5년 차인 지금 2차로 즐길 준비가 되어있다.


여름을 사랑하게 된 내가, 아직 겨울을 벗어나지 못한 한국을 떠나 싱가포르로 간다. 다양한 추억이 많은 그곳에서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그리웠던 싱가포르의 수많은 음식들과 문화를, 수영도 마음껏 즐기고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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