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싱달러로 사는 추억의 맛
도로 전체가 쇼핑몰인 싱가포르의 중심지, 오차드로드에 가면 아이스크림 카트를 볼 수 있다. 싱가포르에서 살 때도 다니던 고등학교가 오차드로드에 위치해 있어서 자주 먹곤 했다. 그 이후에 여행을 왔을 때도 먹었고, 이번에도 당연히 먹었다.
서울의 붕어빵과 호떡처럼 아이스크림 카트는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스트릿디저트이다. 분명 1싱달러였는데, 현재는 1.5싱달러가 되어버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먹어야 한다. 스콜이 쏟아지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줄을 서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이 아이스크림 카트를 엉클즈 아이스크림이라고 부른다. 싱가포르에서는 보통 나이가 있으신 어른을 지칭하는 말로 Auntie(안티)와 Uncle(엉클)을 주로 쓰는데 한국에서도 식당에서 우리가 종종 이모, 삼촌이라고 부르는 나이대로 보면 될 것 같다. 그런 엉클들이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주신다.
아이스크림 맛을 고르면 빵에 넣어주신다. 아이스크림 맛은 민트초코부터 얌, 망고, 두리안 등 10가지 정도 된다. 나는 꼭 두리안을 먹는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동남아에만 있는 맛 중 하나이니까.
혹시 두리안을 먹어보고 싶은데 악명 높은 후기에 두렵다면 엉클즈 아이스크림으로 첫 시도해 보길 추천한다. 부드러운 바닐라와 섞인 맛이라 그렇게 진하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친구는 불호라고 했다 ㅠㅅㅠ 불고기 맛이 난다며..)
오랜만에 엉클즈 아이스크림을 한입 먹고 눈물이 날뻔했다. 물가는 올랐지만 맛은 여전하구나. 특별한 아이스크림도 아닌데 왜 이리 맛있는 건지.. 따뜻한(?) 30도 아래 여유롭게 즐기니 정말 정말 행복했다. 다음에 싱가포르에 갈 땐 2달러가 되어있으려나? 그래도 먹을 테다.
혹시나 저처럼 두리안을 사랑하는 분들을 위하여.. 찐한 두리안 아이스크림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소개해드려요. 99 Old Trees Durian이라는 곳인데, 퀄리티 좋은 두리안을 과일, 아이스크림 등 다양하게 즐기실 수 있는 곳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