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테일러를 보러 왔나요?
미국, 남미에서의 공연이 마무리되고 아시아 투어 국가로는 일본, 싱가포르, 호주 세 곳뿐이었다. 일본을 갈까 고민했지만 오프닝 액트가 없는 점과 공연 날짜가 설 연휴와 맞물려 싱가포르로 가기로 결심했다.
살던 곳이기도 하고, 오랜만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기에 타이밍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티켓을 예매하고, 약 8개월 후인 지난 3월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당신도 테일러를 보러 왔어요?“
“네!”
“여기 모두가 테일러 공연을 보러 왔어요. 호텔도 공연 기간 동안 풀부킹이에요. 그녀는 정말 대단해요”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는데 직원이 당연하게 테일러를 보러 온 거냐고 물었다. 신기했다. 뉴스에서만 보던 테일러의 경제효과가 이런 것일까 싶었다. 싱가포르 공연 주간에 관광객이 어마어마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경험하니 더 신기했다.
싱가포르는 콘서트를 포함한 문화예술 행사에 투자를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에도 테일러를 동남아시아 단독으로 개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때문에 태국, 필리핀, 중국을 포함해 다양한 나라에서 디에라스투어를 보기 위해 싱가포르로 날아왔다. (실제로 공항에서부터 스위프티들이 많이 보여서 반가웠다!)
이번 투어는 ‘스위프트노믹스’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디에라스투어가 열리는 모든 도시에 막대한 경제효과를 주고 있다. 실제로 느껴보니 효과는 더 대단했고, 이 정도로 진심이어야 동남아시아 단독으로 개최할 수 있구나라는 걸 느끼게 해 준 싱가포르였다.
유명 호텔들은 공연 티켓과 객실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테일러 패키지를 만들어 판매했다. 그중 싱가포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호텔인 마리나베이샌즈는 디에라스투어의 컨셉에 맞는 팝업스토어는 물론, 라이트&워터 쇼를 진행하기도 했다.
택시 어플인 그랩 역시 디에라스투어를 위한 왕복 버스셔틀과 다양한 프로모션을 했다. 이외에도 오차드거리의 여러 전광판을 포함해 포토부스 등 어딜 가나 테일러가 보였고, 투어 굿즈를 입은 스위프티들이 보였다. 마치 스위프티들만의 축제인 것처럼 말이다.
디에라스투어를 보러 싱가포르에 다녀온 건 맞지만, 단순히 콘서트를 보러 간 것을 넘어 하나의 문화현상을 경험하고 온 기분이 들었다. 공연 전 후의 모든 경험들이 특별했으니까. 디에라스투어 덕분에 더 풍성한 여행이 되어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하나 더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