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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s May 19. 2024

다신 없을, 테일러 스위프트의 디에라스투어(3)

디에라스투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싱가포르에서 여유로운 여행을 며칠 즐기고, 공연 당일이 되었다. 사브리나 카펜터의 오프닝 액트는 오후 6시, 디에라스투어의 공식 시작 시간은 오후 7시. 오프닝 액트를 포함하면 약 4시간 30분 동안 진행되기에 오전에 나갔다 점심을 먹고 숙소에 돌아와 쉬는 것을 택했다.


호텔에서 푹 쉬고, 3시 반쯤 스타디움으로 향했다. 입장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릴 것 같기도 하고 미리 사지 못한 굿즈도 살 겸 여유롭게 출발했다. 이번 투어의 팬문화 중 하나인 *Friendship Bracelets를 잔뜩 팔에 낀 채로. 당연히 지하철에 스위프티들이 넘쳐났고 내적 반가움과 유대감을 느끼며 현장에 도착했다.

*Friendship Bracelets: 10집 수록곡 ‘You're on Your Kid'의 가사에서 비롯되어 테일러의 곡 제목이나 상징적인 문구 등에서 따온 이니셜로 비즈 팔찌를 만들어 서로 교환하는 팬 문화이다.


공연장 들어가기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릴 거라고 생각했던 터라 마음을 굳게 먹고 입장 줄을 섰다. 그런데 웬걸. 너무나 평화롭게 짐/티켓 검사가 진행되어 빠르게 스타디움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새삼 싱가포르의 문화행사에 대한 경험치가 느껴졌다. 스태프들도 너무나 친절했고, 스타디움 내부 화장실이나 굿즈, F&B 부스 등 운영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한국에서 정말 많은 콘서트와 페스티벌을 다녔는데 매번 아쉬움이 많았기에 더욱 놀라웠다.

입장까지의 섬세한 Hospitality와 운영 덕분에 여유롭게 사브리나 카펜터의 오프닝 액트까지 여유롭게 기다릴 수 있었다. 자리를 찾아가 근처 스위프티들이랑 팔찌 교환도 하고, 옆자리에 앉은 중국에서 날아온 팬과 이런저런 스몰토크도 하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실감이 났다.


사브리나의 공연이 끝나고, 20-30분 정도의 시간 동안은 괜히 긴장되었다. 지난 가을 개봉했었던 디에라스투어 필름에서, 그리고 수많은 직캠 영상에서 본 무대를 직접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니.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흘렀다. 스크린 속 카운트다운이 끝나니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It's been a long time coming...'

이번 투어의 첫 곡인 Lover 앨범의 'Miss Americana & the Heartbreak Prince'와 각 앨범을 대표하는 벌스들을 활용한 매쉬업이 흘러나왔다. 디에라스투어의 오프닝 무대인 만큼 영화에서도 정말 웅장하다고 느꼈는데 실제로 보니 더욱 그랬다. 엄청난 스케일에 압도당했다고 해야 하나..


댄서들의 오프닝 무대가 지나가고 테일러가 등장하자 현장의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 도쿄보다 싱가포르 투어를 오고 싶었던 많은 이유 중 가장 컸던 건 여름에 Cruel Summer를 듣고 싶어서였다. 두 번째 곡이었던 Cruel Summer이 시작되자마자 '이거지!' 싶었다. 어느 계절이건 좋았겠지만, 여름날의 디에라스투어를 보고 싶었던 게 컸던 것 같다.

첫 네 곡이 끝난 후, 테일러의 인사로 공연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오늘 공연에 오신 분 중 싱가포르에 사시는 분들 계신가요?" (관객 환호)

"그렇다면, 이 공연을 위해 다른 나라에서 오신 분들 있으신가요?“ (관객 더 환호)


"오늘 공연에 오시기 위해 여러분들이 하신 노력들, 세우신 계획들을 생각하니 저는 정말 복 받은 것 같아요. 와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오늘 제가 선보일 곡들은 제 인생 이야기, 느낀 감정들 그리고 어쩌면 상상 속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노래들이지만요. 오늘 밤 이후로는 이 곡들을 들으실 때 저희가 오늘 함께 만들 추억들을 떠올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오늘의 호스트, 테일러이고요. 디에라스투어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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