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勇氣, 容器, 蛹期...)의 재정의

생명력 있는 삶을 사는 것

by 김호경

안녕하세요. ‘용기(容器, 勇氣, 蛹期...)’ 작업을 하고 있는 김호경 작가입니다.

용기 작업이 계속 변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용기(勇氣)의 기(氣)는 기운생동(氣韻生動)하는 ‘생명 에너지’이며, 바람, 숨, 우리 속에서 움직이는 생기이기에 ‘용기’를 ‘생명력(에너지) 있게 삶을 사는 것!’으로 재정의 했습니다. 나는 내 삶에서 의미 있는 추상적 단어들을 재정의 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현재 좋은 기운(Good Energy) 시리즈 작업을 하고 있으며 가장 좋은 기운은 사랑(Love Energy)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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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음이의어 용기는 대부분 두 가지를 떠올리게 된다. 무엇인가를 담는 그릇 또는 씩씩하고 굳센 기운이다. 용기 작업은 좀 더 폭넓은 의미다. 주전자로부터 영감을 받아 냄비, 가방, 솥 등 많은 용기(容器)들을 정성스럽게 밑작업을 하여 용기(勇氣) 에너지를 담아서 유머러스하게 재탄생시켰다. 이 작업은 오랜 시간 ‘용기(容器, 勇氣…)’에 대한 사유를 통해 2016년 LG전자의 폐휴대폰 4500여 대를 업사이클링하는 작업으로 확장되었다.

씩씩하고 굳센 기운의 용기(勇氣)의 기(氣)는 희랍어의 ‘퓨뉴마’, 히브리어의 ‘루악’, 산스크리트어의 ‘아트만’, ‘프라나’가 모두 바람, 숨, 우리 속에서 움직이는 생기를 뜻한다. 우리의 소중한 삶 속에서 이 생기를 잃지 않고 활력이 넘치며 풍요로움이 가득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작업하였다.


1. 容器- 음식을 담는 그릇, 소리를 담는 악기, 생각을 담는 책, … 등 무엇인가를 담을 수 있는 모든 것, 공간을 갖는 모든 것- 그릇, 악기, 옷, 우리의 몸, 건물, 바다도 우주 공간도 커다란 용기.

2. 그릇-어떤 일을 해 나갈 만한 능력이나 도량, 또는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

그 사람의 그릇만큼 세상이 보이고 인식된다. 좁은 시각으로는 본질을 볼 수 없고 허상만 쫓고 남만 따라 하게 되기에 자신의 삶을 살 수 없다. 그러므로 자신의 그릇을 넓혀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3. 勇氣-씩씩하고 굳센 기운~기(氣)는 희랍어의 ‘퓨뉴마’, 히브리어의 ‘루악’, 산스크리트어의 ‘아트만’... 등은 모두 바람, 숨, 우리 속에서 움직이는 생기

아리스토텔레스는 윤리학에서 무모-용기-비겁으로 용기를 중용에 놓고 있다.

4. 蛹期-벌레가 탈바꿈을 하는 과정의 한동안, 곧 번데기로 있는 동안~인내도 용기

5. 시간이라는 용기

6. 작품은 작가의 생각을 담는 그릇(용기)…등등 무한 확장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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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courage)의 어원은 심장, 마음을 뜻하는 프랑스어 르 쾨르(le coeur)이다. 심장이 모든 부분으로 피를 보내야 신체 기관이 작동하듯이 용기도 모든 중요한 정신적인 활동의 근원이다. 용기가 있어야 긍정성이 발휘되며 사랑과 같은 삶의 중요한 가치들도 실행할 수 있다. 두려움이나 부정적인 부분을 직시하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도전할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상가들과 선각자들이 하나같이 용기에 대해 언급했던 것이다. 나에게 독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내가 편협해지지 않기 위해 많은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리해 본다.


용기(courage)라는 가치가 처음 나에게 왔을 때 무겁고 진부하게 느껴졌듯이 사람들에게도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많은 가치들을 전해 받을 수 있다.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중요한 가치를 우리가 계속 이어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시대에 맞게 재정의 할 필요도 있다. 그래서 나는 용기를 재정의 하였다. 용기(勇氣)의 기(氣)는~생명 에너지~ 다. 바람, 숨, 우리 속에서 움직이는 생기다. 즉 용기란 ‘생명력(에너지) 있는 삶을 사는 것!’이다. 그것은 ‘생명력 있는 사랑을 실천하는 것’ 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렇게 재정의 하고 나니 나도 용기 작업을 즐겁게 할 수 있게 되었다. 거대 담론으로서의 용기가 아니라 개인의 삶에서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 에너지, 생명력을 표현하고자 했다. 우리는 누구나 잠재력과 변화 가능성을 가진 존재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잠재력이 개발되어야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생명력이 활발해질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좋은 용기 메시지를 작업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했다. 주변에 있는 ‘용기(容器 ; 냄비, 기타, 가방 등)를 업사이클링하여 ‘용기(容器, 勇氣…)’의 에너지를 담았다. 용기를 깨끗이 닦고, 상처를 치유하듯 붕대로 감은 후 정성껏 색을 칠해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자연스럽게 내 상상력의 날개가 펴지고 각각의 용기를 볼 때마다 재미있는 얼굴들이 떠올랐다. 용기 캐릭터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용기 작업은 시간이 많이 걸렸다. 다양한 ‘용기(容器)’를 깨끗이 닦고 말린 후 면포를 붙여 밑 작업을 한다. 색면을 나눠 정성껏 색을 칠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수행하는 것 같았다. 많은 용기 오브제 작품이 만들어졌다. 평면(캔버스)에도 용기를 그렸다. 밑바탕도 한 번이 아닌 열 번 정도를 칠하는데, 그 위에 색면 하나마다 수십 번을 덧칠했다. 다양한 색을 한 화면에서 조화롭게 하기 위해 색면마다 다르게 수 십 번씩 색을 올려서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작업이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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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자로 시작된 ‘용기(勇氣, 容器, 蛹期...)’작업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든지 나에게는 요술램프와 같은 것이었다. 나는 작고 낡은 주전자 하나로 꿈을 꾸기 시작했다. 내 작업으로 사람들에게 용기(勇氣)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었다. 우리는 우리의 생명력에 힘을 실어줄 따듯한 용기(勇氣, 容器, 蛹期...)가 필요하다.


수많은 용기(容器)들이 산업폐기물로 버려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 마음속의 용기(勇氣)도 같이 버려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용기를 잃고 자신의 삶을 소중히 대하지 않는 뉴스가 나올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생명존중의 가치를 되새기고 용기를 북돋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우리 사회에 ‘용기(勇氣, 容器, 蛹期...)’의 가치가 잘 전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http://weekly.cnbnews.com/news/article.html?no=108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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