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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류 Feb 09. 2024

GPS와 자세 제어 모드

균형점을 찾는 스위치

초경량비행장치 조종자 1종 무인멀티콥터 자격시험에는 두 가지 비행 모드를 테스트한다. GPS모드와 자세 제어모드(Attitude)다. GPS 모드는 ’ 자동‘, 자세 제어 모드는 '수동' 모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GPS 모드는 조종자가 스틱에서 손을 떼면, 손을 뗀 그 위치에서 드론이 가만히 멈춰 제자리 비행을 유지한다. 바람이 불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자세제어 모드는 다르다. 자세 제어 모드로 변환하면 드론은 바람에 흐름에 몸을 맡기듯 바람 따라 흘러간다. 이때 바람의 반대 방향으로 스틱을 조작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코스 이탈이 일어난다. 이는 감점 요인이자 심하면 실격 처리된다.


굳이 자세 제어 모드를 시험에 추가한 건 GPS 연결이 끊겼을 때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GPS 모드가 끊기는 대표적인 경우는 강한 자기장이 흐르는 지역을 꼽을 수 있다. 주로, 철탑, 지하철, 철도 주변에는 강한 자기장이 형성되며 이 지역은 대표적인 비행 금지 구역이기도 하다. 의도하지 않다가 갑자기 GPS 연결이 끊기면 수동으로 드론을 안전한 장소로 데리고 나와야 한다. 만에 하나 데리고 나오지 못하면 결국 드론은 추락하고 말 것이다. 실기 시험에 자세 제어 모드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 능력을 평가하는 갓이다.


드론 플라이 앱 기준 KP 지수 4 이하가 5 이상부터는 안 날리는 게 좋다


일상에서 우리 삶도 이 두 가지를 왔다 갔다 한다.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을 땐 흔들리지 않는 GPS모드였다가 외부 영향을 받으면 갑자기 수동 모드로 전환된다. 이때 내 마음의 스틱을 제대로 조종하지 못하면 바람에 의해 자칫 길을 잃고 방황한다. 해서 언제든 GPS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스위치가 필요하다.


나에게 GPS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스위치는 ‘책 읽기와 쓰기’다. 책을 읽으며 밖에서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글을 쓰며 하루를 돌아본다. 이 두 가지를 하루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되었다. 덕분에 삶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졌다. 예전에는 몰랐지만 이제는 안다. 긴급한 일과 중요한 일, 이 중 긴급한 일만 하다 보면 중요한 일은 우선순위가 밀려 영원히 못 하게 된다는 것을.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 중 하나가 책 읽기와 글쓰기다. 당장 안 한다고 해서 티가 나거나 어떤 손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책을 안 읽었다고 해서 일이 펑크 나거나 직장에서 잘리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일주일 동안 글쓰기를 안 했다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일주일은 한 달, 한 달은 어느새 일 년, 그러다 평생 긴급한 불만 끄는 소방수가 된다. 후회할 때쯤이면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다. 


어떤 이는 운동을 통해, 어떤 이는 좋아하는 취미를 통해, 어떤 이는 명상을 통해 삶의 균형점을 찾는다. 균형을 맞추는 스위치를 아직 찾지 못했다면, 오늘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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