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을 갖추는 일

합격은 준비된 자에게 오는 이유

by 오류 정석헌

어떤 이는 쉽게 자격을 획득한다. 어떤 이는 어렵게 자격을 획득한다. 난 후자다. 난 운이 지지리도 없는 쪽이다.


실기 시험에서 떨어졌다. 설마가 또 현실이 된 것이다. 사실 난 행운과 거리가 먼 사람이다. 운전면허 시험도 4번 떨어져 봤고 브런치는 7번 떨어져 봤다. 그래서 충격적이지도 않고 놀랍지도 않다. 하지만 내심 합격을 기대한 건 사실이다.


실기 시험에서 떨어질 요소들에 대해 교관님들께 수시로 물어보며 체크하고 준비했다. 하지만 변수는 언제나 존재했다. 설마 구술시험에서 떨어지겠어라는 아닐 했던 생각이 실제로 나에게 일어났다. 구술시험에서 떨어진 사례는 그전에도 2번 있었다 들었다. 하지만 그건 답변을 전혀 못했을 때 얘기라 했다. 교관님도 비행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에만 깐깐하게 질문한다고 들었는데. 웬걸, 그렇지 않았다. 구술시험은 야속하게도 내가 외웠던 내용을 잘도 피했다. 질문을 들으면서 숨이 막혔고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을 잠깐 받았다. 인상 좋으신 감독관님이 웃으시면서 질문하시길래, 그래도 실기 비행을 잘 봤으니 합격시켜 주시겠지 라는 기대는 저녁 6시에 시험 결과를 확인하면서 무너져 내렸다.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고 지나가려고 한다. 아니 어쩌면 그렇게 생각해야만 넘어갈 수 있는 건지도. 결론적으로 난 불합격했다. 불합격하고 나서 왜 떨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평가표를 열어보았다. 열어보곤 놀랐다. 평가항목이 무려 31개나 있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난 그중 4개에서 불만족 받았다. 이는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사실이었다. 대충 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면 그건 운이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 난 운이 없는 사람이다.


이번 시험에서 또 배웠다. 운에 기대지 말고 실력에 기대야 한다는 것을. 기대하다간 기대로 끝날 수 있다는 것을. 머리론 알아도 실제론 잘 안 되는 게 사실이다. 어쩌면 다행인지 모른다. 덕분에 실력을 갖출 수 있게 될 테니까. 시간은 그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걸릴 테니까.

아무튼 2번째 실기 시험을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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