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있는 유니크함

나의 브랜드 스토리 #2. 폴스타(Polestar)

by 겨울가지

"난 폴스타가 예쁜 것 같아"

길에서 BMW와 벤츠도 못 알아볼 정도로 차에 관심이 1도 없던 남편이 말했다.


"잉? 폴스타? 그게 뭐야?"

"전기차래. 봐봐 이뻐"


컴퓨터 모니터 화면을 보여준 남편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마치 나의 반응을 이미 확신이나 한 듯이.


아니? 내 눈엔 안 예뻤다. 뭔가 투박하니 무겁고 뚜~해보였다.


이게 폴스타에 대한 나의 첫 인상이었고,

그로부터 2개월 뒤 우린 폴스타 오너가 되었다.



결혼하고 3년 동안 차 없이 살아오던 우리는, 작년에서야 작정하고 차 구매를 고민한다.

둘 다 집순이 집돌이 DNA를 타고난 지라 자차에 대한 니즈가 아주 크진 않았다.

국내 여행을 갈 때나 주말에 가끔 필요할 땐 그 때 그 때 공유차를 이용하곤 했다.

픽업과 반납을 위해 어느정도 걸어서 이동을 해야한다는 것과 행여라도 반납 시간을 못 맞출까 노심초사해야할 필요가 가끔 있다는 것 외엔 크게 불편함이 있었던 건 아니다.


그래도 차가 있으면 자연스레 활동 반경도 늘어나고 은동이(우리의 털달린 동생이다)와 이동하기에도 편할 것 같았다. 단순하지만 이런 이유로 차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우리가 차를 알아보던 조건은


1. 전기차 혹은 하이브리드일 것

2. 4~5천만원 대의 새차


중고차 시세가 치솟았을 때라 중고차는 일단 배제했다. 당장 일할 때 필요한 용도가 아니었기 때문에 새차에 일단 대기를 걸어두고 기다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디젤과 가솔린도 배제했다. 디젤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기 때문에 애초에 제외했지만, 가솔린은 사실 고민을 하긴 했다. 주변에 물어봤을 때 '전기차는 아직 시기상조다' '엔진의 맛 때문에 최대한 휘발유로 오래 가고 싶다' 등의 의견이 많기도 했다. 우리도 전기차에 대해 잘 알고 있던 것은 아니지만, 일단 엔진 소리가 없다는 점에서 은동이의 불안감을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긴 했다.


마침 그 즈음 카카오톡만 켜면 눈에 보이던 배너가 있었다.

[폴스타2 시승 예약하기]


인지하던 브랜드여서 더 그랬을 지 모르지만 하여튼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어? 그 때 남편이 예쁘다던 폴스타네? 심심한데 시승이나 해볼까 하는 생각에 바로 예약을 하고 그 주 한남 매장을 찾았다. 한강진역에서 이태원역으로 쭉 올라가는 길, 꼼데가르송, 이솝, 패션5와 같은 브랜드샵이 즐비한 그 곳에 폴스타 한남 매장이 있었다. 매장에 들어서자 세 가지 컬러의 폴스타2가 진열되어있었고 '폴스타 스페셜리스트'가 예약확인을 도와주셨다.


자동차 구매 초짜인데다 백화점도 부담스러워 잘 안가는 우리에게

'딜러'가 아닌 '스페셜리스트'가 응대해주는 것부터가 왠지 모르게 일단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폴스타는 100% 온라인 구매 시스템이기 때문에 딜러가 존재하지 않는다. 스페셜리스트라고 불리는 폴스타 직원이 차량에 대한 설명, 시승, 인수를 도와준다.


남편이 운전을 하고 스페셜리스트가 조수석에 탑승, 나는 뒷좌석에 앉아 시승을 시작했다.

시승차답게 풀옵션이라 그런지 폴스타 로고가 돋보이는 글라스루프가 이태원의 맑은 하늘을 한아름 담고 있었다. 미리 보고 온 몇몇 유튜브 리뷰처럼 배터리 공간 때문인지 뒷좌석이 조금 좁다싶은 느낌이 있었지만 내 체구엔 크게 불편하다고 생각되진 않았다. 그리고 실제로 본 폴스타는 정말 예뻤다. 이게 어떻게 예쁜거냐며 남편의 미적 감각을 의심하던 과거의 나를 반성했다. (하지만 볼보 XC40이 못생겼다는 남편 말은 여전히 믿을 수 없다)


남편의 시승감 또한 만족.

전기차에 대한 편견이 생겼던 계기인, EV6를 렌트했을 때 느꼈던 그 꿀렁꿀렁 멀미감이 없었기에 일단 좋았다. (후에 알았지만 이건 전기차 기능 중 하나인 '원페달 드라이빙 모드'였기 때문인데, 하루살이 렌트카 유저들에게 그런 지식따윈 없었다;)


디자인, 시승감, 저렴한 유지비와 전기차 보조금 등에 대한 만족도 외에,

우리가 폴스타를 선택하게 된 요인 중 가려져있던 한 가지 요소가 있었으니,

바로 '유니크함'이었다.


시승부터 구매, 차량 인수와 운행까지 모든 과정에 폴스타엔 '유니크함'이 묻어있었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단 서울에서 폴스타를 구매한다면 탁송은 불가능하다.

계약자가 직접 지정한 매장에 방문해야만 차량을 인수할 수 있다. 매장에서 스페셜리스트의 안내를 받아 세련된 차고지에 들어가면 garage 문이 스페셜하게(!) 열리고, 그 안에 조명을 빵빵하게 받아 간지나게 준비되어있는 '내 차'를 발견하고 연신 감탄사를 내뱉은 뒤 인수서에 싸인을 하고 차고지 밖으로 나오는. 이 모든 과정을 거쳐야만 폴스타를 집에 데려갈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다소 불편하고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번거로운 오프라인 경험이야말로 폴스타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탁월한 브랜딩이란 생각을 했다.


폴스타의 시그니처 출고 영상



새 차를 받아 신난 마음에 퇴근 후 주 3~4회는 야간 드라이빙을 나다니던 어느 날,

공기가 맑아 야경을 보기 딱이란 생각이 들어 북악 스카이웨이로 향했다. 공기가 좋아서인지, 우리가 이런 핫플에 그동안 너무 문외한이었던 탓인지, 주차장에 들어가는 입구부터가 이미 주차장이었다. 찔끔찔끔 주차장으로 이동하는 길이 스카이웨이 입구 쪽이라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마다 우리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뭐라뭐라 대화를 했다. "야야 저거 그 차 아니야?" "오 저거 폴스타다" "저 차 뭐야?" 등등의 반응들.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고 낯선 로고와 외관 때문인지 주변사람들의 이목을 단번에 끌기엔 폴스타가 제격이었다. 람보르기니나 벤틀리 같은 진짜 고가의 슈퍼카를 타본 적이 생~전 없지만, 뭔가 그런 차를 타면 이런 기분일까? 하는 우리만의 소소한 대리만족을 잠시나마 느껴보았다 히히.


이제 폴스타를 인수한 지 3개월이 넘어가는데,

그동안 도로에서 폴스타를 본 적이 열 손가락 안에 꼽는다.

여전히 폴스타란 브랜드를 잘 모르는 사람도 많고.

시내 어딜 가더라도 '저 차는 뭘까?' 하는 호기심에 찬 시선도 여전한데,

나뭇가지 꺾는 소리에 영감을 받았다는 독특한 방향지시등 소리마저 이젠 매력적이다. (이 정도면 폴스타에 취해버린 건가)


물론 우리가 갖고 다니는 것 중 가장 비싼 물건인 자동차가 단순히 독특하기만 하다면 안된다. 이 모든 유니크함은 폴스타의 뿌리인 '볼보'가 뒷받침되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안전의 대명사인 볼보의 차체 프레임을 그대로 사용한 디자인과, 수리나 점검 역시 볼보 서비스센터에서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이 폴스타가 유니크함을 당당하게 가져갈 수 있는 원천 아닐까싶다.




(그런데 참고로 나는 장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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