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하자.
A4 한 장을 채울만큼 할 말이 넘쳤다,
카톡에 할 말을 썼다 지웠다 수십번 반복했지만,
결국 내가 보낼 수 있는 말은 저 네 글자밖에 없는 것 같은데..
그 : 우리 친구로 지낼까?
나 : 응? 헤어지잔 말이야?
그 : 헤어지잔 말은 좀 무섭긴하다
나 : 갑자기 친구로 지내자는 게 그 말로 들리는데,, 아니야?
그 : 나도 모르겠어
이 대화로 시작된 우리의 이상한 이별 같은 이별 아닌 이별은 결국 내가 저 네 글자만 보내면 끝이날 것 같았다.
그가 '헤어지잔 말은 좀 무섭긴 하다' 라고 했던 것도,
헤어지자는 말을 내가 꺼내기에는 그 책임감과 무게가 무섭다. 라는 용기없음이 아니었을까?
내 쪽은 조금은 달랐다.
헤어지고 싶은거면 헤어지자고 말하라고,
굳이 빙빙 돌려서 얘기하는 게 너무나 재수없다고 얘기하고 싶기도 했고,
어떤 생각이고 상황인지 얘기해보고 맞춰보자.. 라고 말하고 싶기도 했으며,
이렇게 나오는 너에게 내가 실망했다며 이 만나는 것도 안 만나는 것도 아닌 상황 끝내자, 그만 보자.
라고 하고 싶기도 했다.
문제는 이제 너무 많이 알아버렸다는 것.
내가 이 말을 했을 때 저 쪽의 반응이 너무나도 예상돼서 힘들었다.
그 반응에 내가 상처받을 것이 너무나 뻔해 차마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나.
서른 다섯의 나는 또 고작 그깟 사랑때문에 눈물을 흘리고 앉았다, 제기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