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뜬다. 잠은 8시간이면 충분하다. 간밤에 마른 입과 뻑뻑해진 눈. 느슨한 표정으로 방을 둘러본다. 미지근하게 마른 귤껍질. 입술을 만져본다. 반대로 돌아누웠다. 다시 입술을 만져본다. 잠깐 어제를 생각한다. 잠들기 직전. 내가 질질 짰던가. 분명한 건 숨 쉬기가 힘들었다는 것뿐이다. 폐 끝까지 숨이 닿지 않고 마냥 겉도는 것 같았다. 목구멍으로 손을 집어넣어 그 숨을 꾹꾹 눌러 넣고 싶을 정도로. 그 외의 방법은 듣지 않기도 했다. 답답해서 그런 거겠지 답답해서. 어쨌거나 지금은 괜찮으니 그만인 것.
헤엄하려 팔을 저어보지만 땅만 짚을 뿐이었다. 미간을 좁혀 팔자 눈썹을 하곤 섰다. 그렇게 심각한 척을 하고 있자 길 건너 파우스트의 모습이 보인다.
멈추어라 순간이여! 너 정말 아름답구나!
외치며 나를 한껏 비웃는다. 아니 비웃지는 않았을지도. 끝내 만족하고서도 구원 받은 사람. 이토록 가시적인 모습이라니…… 꿈에서 깼다. 눈앞에 닥친 말뿐인 내일.
귤껍질은 완전히 말라 비틀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