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이름
내 주위 사람들은 대부분, <가시>를 붉은 꽃에게 가려져 자존감이 낮아진 가시의 이야기로 해석했다.
가시의 뜻이 순우리말로 '안해(아내), 계집의 뜻'라는 각주를 보기 전에는 말이다.
가시의 고유어 뜻을 알고나면 이 시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혀 다른 이야기로 해석된다.
잡지를 읽다가 우연히 알게 된 '가시'라는 단어의 숨겨진 의미는, 누군가의 '어머니•아내'라는 이름으로 본인의 이름이 잊혀진 채 살아가는 여자들을 생각하게 했다.
붉은 꽃은 생리혈, 성숙한 뿌리는 남편, 열매는 자식
온음 사이의 반음을 짚어내는 것만큼이나 정교한 일은 아이를 가지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런 날들을 지나 이제 꽃이 피지 않는다는 것은 폐경을 상징한다.
한송이 꽃같은 여자로서의 인생이 끝난 것처럼 여겨지게 하는 그것. 어설프게나마 상징을 사용하고 싶었다.
이글은 어쩌면 요즘의 여성들과는 먼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의 어머니 세대까지는 흔히 느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나도 여자이기 때문에 클수록 참 많은 생각들을 하게되는 요즘이다.
얼굴도 잘 모르는 친척의 결혼식장에서 괜히 눈물이 나는 나이가 되버렸다.